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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백민정
  • 등록 2020-05-25 0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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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_사는_세상 #당신_덕분에
코로나 19 사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로부터 소외되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본지에서는 우리가 조금 더 신경써야할 문제에 대해 다뤄봤다.

 

손으로 내는 목소리


 최근 SNS에서는 밝은 미소와 함께 손바닥으로 엄지를 세운 다른 손을 받치는 ‘덕분에 챌린지’가 한창이다. 이는 #의료진덕분에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코로나 19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이며 손동작은 존경과 자부심의 뜻을 담고 있는 한국수어이다. 한국수어(이하 수어)는 ‘한국수화언어’의 줄임말로, 대한민국 농인의 고유한 언어를 말한다. 이때 농인은 청각 장애 등으로 인해 언어 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통칭하며, 농문화 속에서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 시행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르면 농인과 한국수어사 용자는 한국수어 사용을 이유로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 한국수어를 통해 삶을 영위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수어라는 단어는 흔히 수화라고 알려져 있지만 국어와 동등한 언어임을 강조하기 위해 수어로 부를 것이 권장된다.



온라인 강의, 듣기만 해야 하는 걸까


 방송법 69조와 장애인복지법 22조에는 장애인을 위한 미디어 접근법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수어를 사용하는 방송국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작년, 재난방송의 수어 통역이 의무화됐으나 코로나 19가 발생한 이후 지난 2월 4일에서야 처음 수어 통역이 등장했고 이번 총선 개표방송에서는 수어 통역이 아예 제공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대학 커뮤니티에 ‘온라인 강의 자막 제공’에 대한 요청이 제기됐다. 청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강의를 수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농인 들은 문장이 길어지면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전국의 농인 학생들은 수어통역을 당장 모든 강의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 차선책으로 자막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손으로 만나는 세상

 

 한편, 점자란 지면 위에 도드라진 점을 손가락으로 만져서 읽는 맹인용 문자다. 이는 1926년 11월 4일에 훈맹정음(訓盲正音)을 창안해 발표한 것이 시초이며 현재까지 조금씩 보완돼 왔다. 점자는 총 6점(세로로 3점, 가로로 2점)으로 구성되며, 이 여섯 개의 점을 조합해 묵자포함 64개의 점형을 만들어 사용한다.

 

  시각 장애인들도 청각 장애인들과 동일하게 온라인 강의 수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바로 좋지 못한 음질과 제공되지 않는 점자 판서가 그 원인이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설치가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점자블록은 유지 및 보수가 중요한데 매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파손 또는 유실된 경우 즉시 보수 또는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차도가 많은 본교 캠퍼스는 인도와 차도의 경계가 모호한 곳이 많을뿐더러 점자블록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는 본교만의 문제 가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장애인 이동’ 관련 민원 932건 중에 △점자블록 △안내표지판 △음 향신호기 등 이동 안내시설의 정비 요청이 231건으로 가장 많았다.

 

 

 

△ 장애물로 인해 점자블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글·사진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덧붙이는 글

수어와 점자는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모두가 동등하게 권리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미래를 책임질 우리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넓은 생각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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