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양날의 검, 자율전공학부
  • 김은종 기자
  • 등록 2020-04-27 09:43:59
기사수정
  • 성공과 실패가 뚜렷한 만큼, 장단점도 뚜렷
본교는 3주기 대학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다양한 학부를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본교는 줄어들 신입생들을 대비해 자율전공학부 개설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자율전공학부는 장단점이 뚜렷하기에 이사진 사이에서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본지는 자율전공학부를 알아보고 전략기획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한다.


자율전공학부란? 
 
 자율전공학부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뒤 학년이 올라가면서 일정 시점에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국내에는 지난 2009년에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자율전공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자율전공학부의 장점 은 먼저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본인의 미래에 대한 충분한 시간을 주고 고민해 볼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또한 원하는 학과로 진 학하는 과정에서 입결 성적 문제로 어려울 때 자율전공학부를 거친 후 입학함으로써 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한데, 첫 째로 학생들은 주어진 1년 동안 본인의 적성을 찾지 못하면 타의로 전공을 결정하게 된다. 다음으로 자율전공학부의 소속된 학생들은 타 학과 들과 달리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고 적응하는데도 문제가 많다. 마지막으로 학교 측면에서는 각 학과에 지원하는 자율전공학부 소속 학생들의 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에 예산 추산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본교는 지난해 11월 회화 학부의 전공 개념에 자율전공학부의 개념 을 추가해 Fine Arts 학부의 신설을 계획했다. 또한 소프트웨어경영대학에 자율전공학부 개념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본 교 이사회에서는 도입을 통해 비교적 인기가 없는 학과를 없앰으로써 바람직한 구조개편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과 예산이 많이 들어 어렵다 는 의견으로 갈렸다. 

다른 학교들의 운영방식은? 

 현재 서울대학교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독자적인 자율전공학부로 운영하고 있다. 많은 타 대학들이 인문·자연 계열을 구분해 운영하는 반면 서울대학교는 계열을 구분하지 않고 수업을 통해 학문 간 융합을 목표로 한다. 학문 간 융합을 위해 주제 탐구 세미나와 학생 설계 전공 수업 이 진행된다. 먼저 주제 탐구 세미나란 인문·자연계열과 상관없이 주제를 설정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전공이 다른 교수들이 팀 을 이뤄 강의를 진행하는 토론 수업이다. 다음으로 학생 설계 전공 수업은 여러 전공 수업을 모아 자신만의 전공을 만들어 이수하는 수업이다. 배우고 싶은 전공을 찾아다니며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대로 된 학습이 진행되지 않으면 어느 전공도 주전공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대학교와 달리 각자의 문제로 폐지를 선택한 대학교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영남대학교를 들 수 있다. 영남 대학교는 인문 자율전공학부와 자연 자율전공학부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남대학교의 프라임 사업1) 시행으로 예산이 부족해지 자 자연 자율전공학부의 폐지와 인문 자율전공학부의 축소 후 폐지를 계획했다. 

본교의 생각은? 

 현재 본교는 학부 전공별 배정 인원 기준을 작년 인원의 80%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전공학부가 도입될 경우, 기존 학부 전공별 배정 인 원을 최대 50%까지 축소한 뒤 나머지 인원은 자율전공학부 내 인원으로 채워 갈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보장하고,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줄어드는 전공은 새롭게 융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교육부의 융합 교육정책과 4차산업혁명의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전 공으로 발전해 갈 방안이다. 본교는 올해부터 타 학교의 실패사례를 충분히 분석해 수원 캠퍼스 및 서울캠퍼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학사제도를 충분히 고려한 행정정보혁신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면서 자율전공제도를 시 범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략기획팀 유영훈 팀장은 “정책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충분히 의사소통하며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 겠다”고 전했다.  

김은종 기자│kej8328@kgu.ac.kr 

1)  자율전공학부의 인원을 줄임으로써 얻는 예산으로 기계 IT대학과 공과대학을 지원하는 사업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