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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부실한 강의환경, 등록금 환불 없어도 될까?
  • 김은종 기자
  • 등록 2020-04-13 09: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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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로나 19가 종식되지 않아 대학은 물론 초·중·고등학교 전체가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강의의 질적인 면이 많은 지적을 받고 있으며 실습과 실험의 부재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는 본교와 타 학교를 비교하며 등록금에 대한 본교 구성원의 입장을 들어봤다.


△ 지난 9일 총학생회는 등록금 환불에 관한 공동성명 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전국이 코로나로 물들어요

 코로나가 쉽게 종식되지 않자 교육부는 지난 9일부로 모든 공공교육기관의 단계 적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타 공공교육기관보다 먼저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고 있 던 대학들 내에선 여전히 강의의 질과 실습수업의 부재로 학생들 사이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등록금 환불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지난 2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으로 등 록금 인하를 원하는 사람들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온라인 강의가 오프라 인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점과 개강 연기로 대학이 학기를 14~15주로 단축해 학 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현재 이 청원은 138,873명의 동의 를 받은 채 종료됐다.

 

실습·실험 누가 해주나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실습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는 학과에 있다. 예를 들어 본교에서 비교적 실습과 실험 수업이 적은 인 문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300만 원 초반이다. 하지만 실습 수업이 주된 관광문화대학은 인문대학에 비해 약 100만 원을 더 지 불하고 있다. 관광문화대학 중 실습수업의 비중이 높은 연기학과는 학년에 따라 △장면 연기 △무용동작 제작 △작품 제작 등의 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로 진행 후 주로 교수가 영상을 촬영해 올리거나 화상채팅을 통해 표정과 얼굴을 보는 강의가 많아졌다. 이에 대해 제 21대 연기학과 홍성학(연기·3) 회장은 “현재 수업은 연극의 본질을 침해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수업방식에 있어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등록금 환불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업을 받고 있 기에 전액환불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업방식은 내가 낸 비용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 했다.

 

다른 학교들은 이렇게 대비해요

 타 학교들도 학생들의 불만을 해결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다. 먼저 광운대학교는 평소에도 광운MOOC센터와 교수학습센터가 주축이 돼 이러닝 교육 활성화에 공을 들였고 결국 학생들에게 양질의 온라인 강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실제 로 광운 러닝 어시스트 시스템(이하 KLAS)은 타 학교의 온라인 서버 구축에 모범이 됐다. KLAS는 사이버 강좌뿐만 아니라 휴·복학, 성적 등 학사정보를 모두 관리할 수 있으며 △중간·기말고사 △조별활동 △과제물 △포트폴리오 등 비대면 수업 운 영에 필요한 기능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세명대학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재학생 모두에게 장학금 10만 원 씩을 지급했다. 마지막으로 연세대학교는 지난달 26일 ‘2020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 온·오프라인 시험을 불허한다’고 공지하며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중간고사 폐지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품질의 강의를 제공받지 않은 학생들 간의 성적평가 논 란을 방지했다.

 

본교의 노력도 알아줘요!

 물론 본교 코로나 19 전염병 대책 위원회 및 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 역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발 빠르게 노력중 이다. 대책본부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총 2번 코로나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교무회의에서는 총학생회 가 진행한 설문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비대면강의 연장에 대해 논의했다. 본 설문조사에는 6,923명의 재학생이 참여해 비대 면강의의 연장을 원했고 60%가 넘는 학생들이 1달 이상의 비대면강의 연장을 요구한 바 있다. 결국 다음 달 3일(일)까지 비대 면 강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등록금 환불과 관련해 많은 대안들을 찾고 있다. 실습과 실험 수업이 필요한 수업 들에 한해 비대면강의 기간 중 교수의 재량에 따라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대안도 고려했다. 중간고사 역시 재량권을 전부 교수 에게 부여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책본부 측은 대면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비대 면 강의 연장은 학생들의 수업권을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건강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만약 문제가 생길 경우 수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종식되지 않는 이상 대면강의는 어렵다”고 전했다. 대책본부 이윤규 본부장은 “본교 구성원들이 단합하는 계기 가 되고 서로 도와서 이 위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교 학생들의 하소연

윤영인(경영·2) 양 “온라인 강의는 대면 강의의 특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등록금 전액 환불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왜 안 되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 또한 과의 특성에 따라 실험, 실습비등이 포함돼 등록금의 액수가 정해진다고 알고 있는데, 온라인 강의로는 그 특성을 제대로 담아 강의 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등록금 일부 환불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생각을 듣고 소통하는 방 식이 대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영학과로서 마케팅 수업은 조별활동이 필수적이지만 비대면 강의로 인해 조별 활동이 불가한 부분이 매우 아쉽다.

 

 

이종호(국제관계·2) 군 “등록금 일부 환불은 꼭 필요한 대책 같다”
대면 강의를 시행한다고 하면 “모두를 전염병의 소굴로 끌어들일 셈이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비대면 강의를 연장한다면 “우리 학과는 특성상 실습이 많은데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섣불리 결정하지 못할 사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모아 회의를 진행하면 일처리가 늦는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이런 비판을 해소할 방법은 아마 등록금 일부 환불이 될 것이다.

 

한승열(무역·3) 군 “땀 흘려 힘들게 번 돈, 전액보단 일부 환불해야 한다”

등록금은 작은 돈이 아니다. 누군가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누군가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해서 내고 있다. 이 돈으로 학교에서의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못 즐기는 상황이라면 일부 환불은 당연하다. 심지어 수업의 질도 아쉬운 면이 많다. 무역학과 전공 중 한 강의는 교수님의 필기가 낙서 수준으로 정리돼 있지 않다. 강의를 듣는데 있어 매우 불편하다.  

 

윤지원(국어국문·2) 양 “수강하고 있는 강의가 등록금의 가치만큼 질이 좋지 않다”

교수님들도 처음 맞은 상황임에도 열심히 준비하시고 학생들을 위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대면 강의와는 현저히 비교되는 느낌이 있다. 또한 소통도 문제가 많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환불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어국문학과 학 생으로서 논문이나 책을 많이 빌려 읽거나 참고해야하는 상황이 많은데 도서관 이용을 하지 못해 아쉬운 상황이다.

 

 


 

글·사진 김은종 기자│kej8328@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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