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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콤한 환상 속 아픈 현실이 있는 라라랜드로
  • 전은지
  • 등록 2020-03-30 09: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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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우리는 다양한 꿈을 꾸곤 했다. 기자 역시 초등학교 시절 대통령이라는 꿈을 꿨었고 학교 친구들 역시 △과학자 △선생님 △연예인이 되고 싶다며 저마다의 꿈을 가지곤 했다. 하지만 어렸을 적의 장래 희망을 그대로 꿈꾸고 있거나 이룬 이들은 얼마나 될까. 대다수는 저마다의 문제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곤 한다. 기자의 부모님 역시 그런 사례다.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아버지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직장을 구하셨다. 성적으로 전교에서 1, 2등을 다투던 어머니 역시 중학교 졸업 후 다른 형제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인문계가 아닌 상경계 고등학교로 진학하셨다. 부모님은 돈이라는 현실적 문제 앞에 부딪혀 꿈을 실현할 수 없었다. 이처럼 현실에서의 여러 문제에 부딪히며 꿈을 그대로 이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영화 라라랜드에도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들이 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자신만의 재즈클럽을 차리는 것이 꿈인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항상 오디션에 떨어지는 배우 지망생인 ‘미아’는 우연히 마주친 이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들은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둘이 함께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생활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결국 원하지 않는 밴드에 들어간다. 미아는 1인 연극을 준비하며 여전히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낼수록 서로 현실에 부딪히며 끝내 헤어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재즈클럽인 ‘Seb's’를 개업한다. 미아 역시 배우로서 크게 성공하게 되고 동료의 연극을 보러 가다 우연히 Seb's에 들어가게 된다. 두 사람은 가게에서 다시 재회하지만 미아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뒤였다. 둘은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만약 서로를 계속 만났다면 어떻게 됐을까’에 대해 상상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

 이 영화의 제목인 라라랜드에는 여러 뜻이 함축돼 있다. 미국의 도시인 ‘LA(Los Angeles)’의 별명이기도 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를 의미하는 어구 ‘la-la Land’이기도 하다. 즉, 라라랜드는 주인공들이 꿈꾸는 이상이자 이룰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영화 속의 미아와 세바스찬은 결국 그들의 꿈을 이루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이별을 맞이한다. 이 영화는 끊임없이 이상과 현실을 번갈아 보여준다. 열렬한 사랑을 하는 주인공이었다가도 어머니와 통화하며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통해 현실을 자각시킨다. 과연 이 사회에서 꿈을 꾸며 살아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라라랜드는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영화를 보는 관람객들에게도 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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