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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뜨고, 수명만 질긴 거북이
  • 이건우 편집국장
  • 등록 2020-03-15 2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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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지 약 두 달이 지났다. 이에 본교를 포함한 대학가에서는 개강연기 및 인터넷 강의 대체로 대응했다. 물론 이러한 대책을 내세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종강일 논의부터 개학 후 2주 이러닝 대체까지, 많은 학생들은 걱정과 우려를 표하며, 본교 측에 현명한 대처를 요구했으나 본교 측은 학생들이 제안한 대안책에 언제나 부정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결국 타 대학들이 인터넷 강의 대체로 선두적인 모범을 보일때, 본교는 시설과 비용 문제를 핑계삼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굼뜬 행정의 모범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달 이후 교육부의 지침과 코로나 19의 대유행 조짐이 보이고서야 뒤늦은 결정을 내리는 부끄러운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총학생회 측은 보다 빠른 소식 전파와 학생들의 입장 전달을 위해 학생대표로서 지난달 4일 감염병대책본부 회의에 참석을 요구했으나, 본교 측은 이를 거부했다. 학생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불통행정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혼란에 대학 정상화가 우선시 돼야 할 상황에도 구재단 관련 논란은 여전하다. 본교 노동조합 측이 지적한 특정인 A(71세)씨에 대한 인사 채용은 계약조건, 업무 내용 그 어디에도 납득할만한 논리가 보이지 않는다. 잔디관리인의 연봉이 박사급 인재보다 높으니, 이 소식을 들은 타 계약직 직원들은 허망감과 박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교직원 정년을 훨씬 넘긴 A씨의 나이 역시 믿기 어렵다. 도대체 본교의 채용 기준은 무엇일까. 만약 모든 채용 과정과 결과에 타당함이 있다면, 본교의 채용망 속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체육시설이나, 잔디조차 관리할 인재가 없다는 뜻이니 그 또한 안타까울 뿐이다.

 

 굼뜬 행정과, 수십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질긴 구재단 비리 의혹들. 놀랍게도 학교 본부는 본교의 상징물인 거북이의 모습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본교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상징물의 가치, 본교의 가치는 그것과도 연관된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학교 본부의 판단과 선택은 ‘우스운’ 의미의 거북이와 가깝다는 것이다.

 

이건우 편집국장│hangta96@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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