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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귀하고 중합니다.
  • 편집국
  • 등록 2019-12-09 16:18:25
  • 수정 2019-12-09 16: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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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말이 무성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의 진실성과 무게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만약 당신의 하루에서 정말이요?”라는 질문을 얼마나 많이 듣는 지 헤아려본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만큼 말의 권위가 떨어진 사회,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거짓 정보가 진짜처럼 포장되어 순식간에 퍼지고, 또 진실은 거짓처럼 왜곡되기 일쑤인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사회의 속성을 잘 아셨던지 일찍이 공자(BC 551-479)께서는 삼사일언”(三思一言)하라 경계하셨습니다. 말하기에 앞서 세 번 생각하라는 의미이니 그만큼 우리가 하는 말에 책임을 의식하고 한마디라도 허투루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셨을 것입니다. 한 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고, 후에 아니면 말고식의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과 언론의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심지어 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가기도 합니다. 

인간의 만큼 독성이 강하고 무서운 무기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에 대한 경계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성경에서는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어서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하라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부지불식간에 상처 입히고 있는 타인의 입장에 단 한 번만이라도 서 본다면, 그렇게 사납고 잔인한 무기를 거침없이 휘두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은 타인들의 로 무참히 난도질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중하고 귀합니다. 탈무드에는 한 생명을 구하는 자는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고, 한 생명을 파괴하는 자는 온 세상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한 인간의 중함을 이 보다 더 잘 표현한 구절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타인을 중히 여기는 사상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담보하는 보편적 진리입니다. 자공(子貢)이 공자께 평생 동안 실천할 수 있는 한마디를 일러달라고 청했을 때 공자께서 배려”()라고 말씀하시며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 풀어 말씀하셨습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나의 욕구타인의 욕구가 동일하게 존중받아야한다는 가르침이셨겠지요. 그로부터 약 500년 후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 예루살렘에 들어가셨을 때, 율법학자 중 한명이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고자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가장 큽니까?”라고 질문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첫 번째 계명은 너의 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하셨습니다. 이 또한 나의 이웃은 동일하게 중하다는 가르침입니다. 많은 종교와 철학에서 황금률이라 불리는 또 다른 가르침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또한 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 크고도 작은 원칙하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시대착오적인 규칙과 자신들에게 유리한 잣대로 타인들을 멸시하는 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생을 도모할 줄 모르고 자신들의 특권만을 지키고자 하는 자들은 타인은 물론 자신들조차 존중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미숙한 자들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에 대한 사랑과 존중타인에 대한 사랑과 존중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가치는 학벌이나 사회가 잠시 부여해 준 신분이란 껍데기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귀하고 중함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

                                                                 조한선 ( 융합교양대학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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