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019년의 홍콩, 5·18 광주 항쟁 재현되나
  • 김은종 기자
  • 등록 2019-12-09 09:49:01
기사수정
  • 평화롭게 시작한 홍콩 시위, 빨갛게 물들다
지금 홍콩은 민주화를 중심으로 정부와 시민이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민주화 움직임을 억제하고 시민은 민주화,자유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시위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고 홍콩을 지지하는 국내의 사례와 함께 본교의 분위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민주화를 위한 움직임

 홍콩 시위의 발단은 작년 2월 대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서 시작 됐다. 당시 대만으로 여행을 떠난 홍콩인 남성이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대만에 유기한 채 홍콩으로 도피 귀국했다. 하지만 홍콩은 현재 자국의 영역 내에서만 국가의 입법, 사법 집행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었고, 결국 그 남성은 대만에서 의 살인혐의를 제외한 금품갈취와 자금세탁에 대한 처벌만을 인정받 아 2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됐다.

 

 그래서 홍콩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작년 4월 3일 ‘범죄인 인도법 안(송환법)1)’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 가 이 법안을 통해 반체제 인사 및 인권 운동가 등을 중국 본토로 송환 하는데 악용할 소지가 있어 체결을 원하지 않았고, 이를 계기로 시위 가 시작됐다.

 

 첫 시위는 지난 3월 31일 홍콩 시위 주최자 추산 1만 2,000여 명의 규모였지만 더욱 거대해져 지난 6월에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뜻을 모아 거리로 나오게 됐다. 시민들은 송환법 철회 외에도 △경찰의 강 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 참여자의 조건 없는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을 요구했다. 그러자 홍콩 정부와 경찰들은 시위를 ‘폭동’으로 간주했고, 최루탄을 사용하는 등 과잉 진압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11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의 시 민이 부상을 당했다. 시위가 격해지자 결국 지난 9월에 송환법은 철폐 됐으나, 시위대의 세부 조건들이 수용되지 않아 지금까지 시위가 지속 되고 있다. 이러한 홍콩 정서에 힘입어 최근에 시행한 구의원 선거에 서 범민주 진영이 약 86%를 장악해 최초로 범민주파2)가 과반을 차지 하는 결과도 나왔다.

 

홍콩 시위에 공감하는 대한민국

 국내에선 홍콩 시위를 보며 5·18 광주 항쟁과 비슷해 도와야 한다 는 여론이 형성됐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홍진알 모 임)의 박도형(서울대·4) 대표는 “1980년 5월 18일이 지난 10월 1일 재 현됐다”며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이라도 전달되길 바라며 모임을 조 성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진알 모임에서는 SNS를 통해 홍콩의 현 재 상황을 전달하고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를 만들어 학내에 게시하기 도 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23일엔 ‘1123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 생·청년 긴급행동’이라는 집회를 서울시청광장 인 근에서 개최했다. 박 대표 는 “집회에 참여해주신 3 만 5,000여 명의 시민들에 게 감사를 표한다”며 “우 린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끝까지 공감하고 노력하는 모임이 될 것”이라는 포부 를 보였다. 하지만 박 대표 는 “집회 과정에서 중국인 들과 중국인 유학생들로부 터 동전을 맞아 다치고, 우 리의 대자보와 피켓을 찢 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전남대학교에서 도 중국인 유학생들로부터 홍콩지지 관련 선언문과 대자보가 파기되 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아쉬운 본교 내 움직임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서 홍콩 시위에 관해 글이 몇 번 올라온 적이 있지만 온라인 외에서는 실질적인 움직임을 볼 수 없었다. 이에 본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소수 학생들만 관심 가진 것이지 대다수는 무관 심하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홍콩은 중국의 일국양제 정책에 속한 국가로서 지내왔다. 하지만 이젠 독립해야 할 시기고 자 유화를 요구해야 할 시기다”라고 전했다.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로는 “홍콩 시위는 자유화, 민주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민주화 성격과 시위 주동자들이 대학생이라는 점 등 많은 부분이 광주 항쟁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교수 는 “어떤 상황이어도 폭력을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시위를 제압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더 쉽겠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타협을 보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종 기자│kej8328@kgu.ac.kr


1) 홍콩 지역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범죄인 인도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

2) 민주진영 안에서 방향이 틀려도 모든 민주적 성격을 지닌 정치인들을 포괄하는 진영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