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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하지 않으면 모르는 ‘마음’
  • 전은지
  • 등록 2019-11-25 09:47:45
  • 수정 2019-11-25 09: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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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잊혀지지 않을 첫사랑의 기억이 있다. 이는 달콤하고 아름다웠던 연애의 기억일 수도, 가슴 아프게 애달픈 짝사랑의 기억일 수도 있다. 기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을 해본 적이 있다. 상대는 한 학년 위의 동아리 선배였는데 그의 별 것 아닌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그에게 매일 휘둘리곤 했다. 그리고 으레 짝사랑하는 이가 그렇듯 고백에 성공해 꼭 연애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섣불리 고백했다가 동아리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상대와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또, 그는 기자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내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에서는 본인과 비슷한 인물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 속, 소심한 성격의 ‘라라 진’은 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편지를 작성해 자신의 마음을 적어보곤 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총 5명의 남자에게 편지를 작성한다. 물론 편지는 발송하지 않고 혼자 간직한다. 어느날, 라라 진이 작성한 편지가 편지의 주인들에게 발송된다. 그 5명 중에는 ‘조쉬’도 포함돼 있었는데 조쉬는 그녀의 오랜 친구이자 언니의 전 남자친구였다. 이를 숨기기 위해 그녀는 또 다른 편지의 주인공인 '피터'와 계약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라라 진은 어느새 진심으로 피터를 좋아하게 되고 피터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속상해한다. 하지만 키티, 조쉬 등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 피터에게 고백하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영화가 끝이 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사람의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사랑 역시 그렇다. 속으로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나의 마음을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속 라라 진과 피터는 서로 좋아했지만,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레짐작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만약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끝까지 숨겼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친한 친구로 지내거나 남처럼 지냈을 가능성이 크다.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둘이 사귈 가능성은 제로(0)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한다면 성공 확률은 반반, 50%이다. 기자 역시 고백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선배에게 고백했지만 결국 차이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은 고백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백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할 수 있었고 기자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학창 시절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마음을 전하지 못해 걱정인 이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간절히 바라기만 해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사랑을 쟁취하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다가가 말해보라고 말이다.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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