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진정한 성숙함이란 무엇일까
  • 정아윤
  • 등록 2019-10-21 09:09:53
기사수정

 

삶에 쉬운 것은 없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또한 없다. 기자가 20년을 살면서 수없이 들어왔고, 또 많이 느껴왔던 것들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유독 힘들다. 처음 신문편집국에 들어와 기자가 하게 된 것은 보도 인터뷰였다. 점차 발전해 질의서를 짜며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고, 교수님과의 대면 인터뷰까지 성사시켰다. 그래서 기자는 더 이상 기자 생활에서 인터뷰를 잡고 진행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035(19.09.02.발행)의 사회 메인 기사였던 리얼돌주제는 유독 힘들었다. 인터뷰를 구성하며 인터뷰원과 맞지 않는 사고 방식 때문에 매우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다. 이전까지의 인터뷰에서는 큰 충돌이 없었지만, 당시 기획한 소재는 사람마다 생각이 크게 나뉘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사고 방식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하는 것조차 힘든 데, 기사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자의 사고 방식을 바꾸고 기자 자신을 속여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한때는 사명감과 기자 자신의 한계를 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기자 자신을 생각하지 않은 채 오직 직진만 했다. 힘든 과정을 딛고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중 간 지점까지 도착해 돌아보니 직진하느라 보지 못한 기자 내면의 모습이 쑥대밭이 돼 있었다. 기자의 사명감은 무엇일까, 기자 자신의 욕심의 끝은 어딜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큰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마음이 착잡했고 알 수 없는 공허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우울해했다. 힘들지 않은 주제로 바꿀까 수없이 고민했고, 많이 힘들면 포기하라는 조언도 들었다. 과연 이 상태로 앞으로 남은 모든 것들을 잘해 낼 수 있을지 걱정하며 기자의 마음조차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계속 기사를 진행하게 됐다. 그렇게 기사 작성을 끝마치고 과거를 돌아보니 문득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됐다. 미래에도 기자라는 직업에 종사할지 혹은 다른 직업에 종사할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 또한 열심히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 또한 자신의 현실이 힘들게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자처럼 억지로 자신의 힘듦을 외면하고 매도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더불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다는 사실 또한 명심해서 내면의 성숙함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정아윤 기자aqswde928@kgu.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