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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언가에 미친다는 것
  • 조승화
  • 등록 2019-10-07 14: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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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주위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미쳤냐?”라는 말인 것 같다. 지난 삶을 돌이켜 보니 무언가 한 가지에 꽂히면 거기에만 미쳐 산 적이 많아 기자의 별명에는 박사가 포함된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역사’와 ‘야구’다. 독서를 좋아했던 기자는 아버지가 사주신 위인 전을 읽고 역사라는 주제와 처음 만났다. 이후 친구들이 기자를 생각하면 바로 역사가 떠오를 정도로 깊게 미쳐 살았고, 이는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는데 큰 계기가 됐다. 또한 야구도 우연히 접했다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경기 시작 시간만 되면 신경은 온통 야구로 쏠리고 경기 기록을 챙겨보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야구 를 좀 더 쉽게 설명해주는 스포츠 기자가 되고자 지금은 본교 신문편집국 기자로 미쳐 살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이지만 기자가 꿈이기에 힘 들어도 재밌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자를 본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그걸로 밥 벌어먹고 살아라” 아니면 “정말 미쳤구나”였다. 이런 성향이 살면서 좋았던 적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고충도 있었다. 하나에 꽂혀 사는 성향이 오히려 다른 면을 가려버리는 바람에 박사보다는 조금 더 개성 넘치는 별명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쟤는 무조건 역사 아니면 야구다’라는 선입견이 생겨서 극복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 때문에 고민을 자주했고 성향을 바꿔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이왕 인생이라는 우물을 팔 거면, 내가 잘 아는 도구를 가지고 파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다재다능해서 성공한 사례도 많지만, 무언가에 미쳐 살아서 성공 한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도 우연히 접한 컴퓨터에 미쳐 살았다가 ‘애플’이라는 큰 성공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차라리 애매하 게 여러 가지를 건들기보다는 차라리 무언가 하나에 미쳐 사는 것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언가에 미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 앞으로의 꿈과 잘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쳐 사는 것이 스스로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디딤돌이라고 기자는 믿고 있다. 앞으로 있을 경험이 과거의 경험과 다르기에 다시 무언가에 미쳐 볼 준비는 끝냈다. 미래에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기자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그저 계속 무언가를 집요하게 공부하고 알아간다면, 지금 모습보다는 몇 단계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할 뿐이다.

 

조승화 기자│tmdghk03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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