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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권리를 찾아 교육부로!
  • 전은지
  • 등록 2019-10-07 10: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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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는 비리재단 복귀시도 원천 차단하라”
지난 1일, 세종특별시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교육부 앞 공터에서 결의 대회가 열렸다. 평일에 열린 결의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300여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본지에서는 교육부 결의 대회의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해봤다.



본교를 넘어 교육부까지 울리는

  현재 손종국 前 총장(이하 손 前 총장) 이사 선임 건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교육부의 승인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에, 이사 선임 건 승인 반려를 요청하기 위해 결의 대회가 이뤄졌으며 △총학생회 △단과대·학과 학생회 △교수회 △노동조합 등 많은 인원이 결의 대회에 참여했다. 당일 오후 2시에 정부세종청사에 도착한 본교 구성원들은 각자 피켓을 들고 ‘교육부는 대통령 공약사항 사학비리 척결 실천하라’는 구호를 제창했다. 그리고 교내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다 산화한 故 오원택 열사를 기리는 묵념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결의 대회를 시작했다.

3개의 주체, 하나의 의견

 묵념 뒤에는 3주체의 소개와 발언이 이뤄졌다. 본교 제 8대 교수회 진희권 회장은 “본교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학 본부와 법인의 안정화가 필수조건”이라며 △법인은 손 前 총장의 이사 선임을 취소할 것 △법인 이사장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할 것 △교육부는 손 前 총장의 이사 선임을 반려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제 16대 노동조합 김경동 위원장은 “부정과 부패로 본교를 멍들게 한 장본인인 손 前 총장을 다시금 법인의 이사회 중책을 맡긴다는 이사회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 △교수 △직원의 3주체이며 더는 본교를 비리 사학으로 더럽히지 말고 떠나라”는 소견을 밝혔다. 제 32대 [In:K] 총학생회 최윤성(기계시스템공학·3) 회장은 “약 20년간 학교에 군림하며 비리와 학생 탄압에 연루된 인물이 다시금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모교를 위해 뜻을 이어나가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손 前 총장의 이사 복귀 반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3주체의 발언이 끝난 후 각 대표들은 교육부 장관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동시에 집회 장소에서는 본교 역사와 이러한 구성원들이 손 前 총장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회가 이어졌다.

늦어지는 교육부의 입장

 그러나 유은혜 장관은 지난 2일 진행된 국정감사에 참여하기 위해 공석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대학 3주체는 교육부 시립대학정책과 최미희 주무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에서는 “현재 본교 구성원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으나, 승인 여부는 교육부 법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비리 의혹과 국정감사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교육부 내부에서도 손 前 총장 이사 선임 문제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 대학 3주체와 최 주무관이 면담하는 모습

▲ 대학 3주체 대표 (좌측부터 진희권 교수회장, 최윤성 학생회장, 김경동 노동위원장)

자유발언으로 본교의 자유를 꿈꾸다

 대학 3주체의 면담이 끝난 후, 손 前 총장 복귀에 대한 학생 개인의 생각과 뜻을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

제 32대 [In:K] 총학생회 이승재(경영정보·4) 교육국장  
“손 前 총장의 공로? 잘못이 더 커”

 최근 법인의 모 이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본교를 이만큼 발전시켰던 손 前 총장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교의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룩했다고 한들 그는 대학 민주화를 위해 힘썼던 수많은 선배를 탄압하고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이다. 심지어 오원택 열사는 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는 의혹도 있다. 우리는 일련의 사건을 잊지 않았고 잊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가족이나 선배들을 사람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 욕보인 사람들을 단순히 반성했다는 이유로 복귀에 찬성해줄 수 있겠는가. 기업의 사장들이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들조차도 도덕성의 이유로 사퇴하고 그 자리에서 쫓겨나곤 한다. 그런데 여기는 지식인들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손 前 총장이 물러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스포츠건강과학전공 조영훈(스포츠건강과학·3) 회장 
“후배들에게 떳떳한 선배 돼야”

 손 前 총장은 1985년부터 8년간 이사장, 11년간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액수의 교비 횡령 △부정 입학 △학생 탄압 등 만행을 저질렀던 인물이다. 우리는 당초 △성명서 △대자보 △SNS △언론 △청와대 국민청원 등 여러 방면으로 학생들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또한, 소수의 의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학생총회를 통해서도 약 3,000명이 넘는 다수의 학우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과거를 망각하고 손 前 총장이 이사로 선임돼 본교가 다시 암울했던 시절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것이 우리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할 수 있는 길이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이다.

제 35대 사이 사회과학대 학생회 김준영(행정·3) 회장 
“학생들이 안심하고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 필요해”

  본교에서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논란이 있는 손 前 총장이 이사회를 통해 이사로 선임됐고 학교로 복귀하려는 것이었다. 학생은 학교 최대 구성원으로 주인이기도 하지만 4년 8학기의 등록금을 납부하며 교육서비스를 받는 고객이기도 하다. 본교의 주인이자 교육서비스를 받는 본인은 교수 채용 비리 교비 혐의로 실형을 받고 학생들에게 신뢰를 잃은 이에게 서비스를 받고 싶지 않다. ‘무신불립’이라는 말이 있다. 신뢰가 없다면 일어설 수 없다는 말이다. 국가와 국민을 애쓰고 계시는 교육부 관계자분들에게도 감히 한마디 진언하겠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본교가 부흥할 수 있겠는가. 본교의 학우분이 더 나아진 환경에서 학교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청 드린다.

우리의 결의는 무너지지 않을 것 

 자유발언이 끝난 뒤 마지막 순서로 대학 3주체 공동 결의문 낭독이 진행됐다. 최 회장은 “우리가 오늘 교육부로 찾아온 이유는 사학비리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부가 사전 예방적 차원으로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1985년부터 2004년까지 학생들을 탄압하고 각종 비리에 연루돼 대법원의 판결로 벌을 받은 자를 다시 들일 수 없다”고 전 했다. 또, “경기도 대학생 협의회 20대 대학교 총학생회장님들 또한 이에 지지 선언해 주셨다”며 “교육부는 본교의 정상화를 위해 심사숙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사진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덧붙이는 글

△이사장실 점거 △임시 학생총회 △교육부 결의 대회까지 본교의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손 前 총장의 복귀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교육부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 본교에 다시 사학비리 학교라는 오명이 덮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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