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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을 잃지 맙시다
  • 이소정
  • 등록 2019-10-07 10:19:00
  • 수정 2019-10-10 09: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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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사회적인 성공과 현재의 즐거움 중 선택을 요구한다면 무엇을 고르겠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희 생이 미래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간을 강박적으로 아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왔을 것이 다. 그러나 이런 빠르고 바쁜 삶은 당연하게도 놓치는 것들이 많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삶에 회의를 느끼거나 갑자기 번 아웃 1) 에 빠지는 경험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일이다. 이런 현대인들에게 판타지적인 스토리로 잔잔한 위로와 울 림을 주는 책이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더욱 유명한 책 ‘모모’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사용하며 욕망만을 쫒는 현 실을 비판하고 있다.

 

 주인공 모모는 부모님도 출생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다. 이 어린 소녀에게 마을사람들은 낡은 원형극장을 고쳐 살 곳을 마련해주고 먹을 것을 나눠주며 도움을 준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는 이 어린 소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 다. 모모 앞에만 가면 모든 사람들이 유쾌해지고 지혜로워졌다. 마을에 문제가 생기면 모두 모모를 찾을 정도다. 행 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마을에 회색 신사들이 들이닥친다. 회색 신사들은 마을사람들의 시간을 저축시켜준다는 빌 미로 시간을 빼앗았고 마을은 온통 성공에 굶주린 사람들로 가득한 피폐한 도시로 변화한다. 이에 모모는 친구들을 되돌리기 위해 회색 신사들과 싸우고 ‘호라 박사’와 거북이 ‘카시오페아’의 도움을 받아 회색 신사들을 무찌르는데 성공한다. 빼앗긴 시간을 돌려받은 마을 사람들은 다시 유쾌해진다.

 

 초반에는 가족도 나이도 모르는 소녀를 살뜰히 챙겨주고 어린아이의 말임에도 귀 기울이던 마을 어른들은 ‘부’와 ‘성공’라는 현실적인 욕망 앞에서 당연하듯 ‘시간’이라는 여유를 버린다. 그러나 순수한 모모는 인형이나 예쁜 옷 같 은 현실적인 욕심보다 자신의 옆에 있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물론 부와 성공 등의 현실적인 욕망을 위해 치 열하게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치열함 속에서 진짜 나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현재의 순간, 현재 의 행복을 잃지 마라. 미래의 나를 위해서 오늘의 나를 팔지 마라. 우리에게는 ‘성공’보다 중요한 ‘즐거움’이 있다. 오 래된 베스트셀러가 주는 교훈은 현재도 유효하다.

 

이소정 기자│lsj5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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