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교수 막말, 학생들의 안전지대는 어디?
  • 이소정
  • 등록 2019-10-07 10:13:13
  • 수정 2019-10-10 09:13:03
기사수정
  • 이제 그만 불편하고 싶어요.
배움의 장인 대학 강의에서 수업 내용과는 상관없는 발언으로 불쾌했던 경험이 있는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의 내 교수 막말 논란에 대해 취재해봤다. 

 

 


 

 지난달 19일 Y대 L교수가 강의 도중 “위안부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며 매춘의 일종이다”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을 빚었다. 또 한 이 발언에 의의를 제기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매춘) 한 번 해 볼래요?”라는 망언을 뱉었다. 그러나 이어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는 매춘을 권한 것이 아닌 조사를 해보겠느냐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L교수의 해당 발언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학가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이는 비단 L교수뿐만이 아니다. 교수들의 막말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행정법원이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한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교수는 강의 도중 여학생에게 “생리는 언제 하느냐”고 묻거나, 음료수를 들고 있는 남학생에게 “정자가 죽 어 불임이 될 수도 있다”는 등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본교에서도 강의 도중 “여성이 치마를 들으면 히치하이킹이 가능하다”는 수업과는 관계없는 성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 다. 해당 강의를 들은 학생은 “여자의 신체로 다른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는 말이 어이없고 황당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발언 에 대해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밖에도 본교 타 강의에서는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여성이 돈을 밝혀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그렇게 된거다”며 “반성하라”는 발언을 한 교수에게 당황했다는 글들이 본교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본교는 학생들이 민원을 넣을 수 있도록 전자 출결과 연동된 강의민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원 사항은 해당 단과대학으로 전달되며 해당 교수에게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성희롱 등 성적으로 부당한 발언을 들었을 시에는 성평등센터로 이관 해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실제로 징계위원회에 회 부돼 징계를 받은 사례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강의 평가의 점수에 따라 기준을 바탕으로 점수가 낮은 교수에게는 컨설팅을 받거나 부총 장 면담 등의 조치가 취해지며 이 모든 과정이 시스템화 돼있다. 이외 에도 학사지원팀에서는 학기 초에 교수를 대상으로 수업관리를 위한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 학사지원팀 박신정 팀장은 “강의평가는 철저 히 익명성을 보장하니 걱정하지 말고 강의에 대한 불만사항이나 민원 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는지는 의문이 다. 한 학생은 강의평가에 대해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솔직할 수는 있으나 학생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한 시행 과정을 확인할 수 없고 처벌 수단의 접근성도 부족하다 는 점도 문제가 된다.

 

 반면 좋은 언행과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강의도 있다. 본교의 한 수업은 질문이나 요구사항을 말하는 것 을 꺼리는 학생들을 위해 익명 메신저방을 스크린에 틀어놓고 수업을 진행한다. 사소하고 간단한 배려일 수 있지만 이 작은 배려가 학생들 이 수업을 원활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을 위한 수업 은 이렇듯 간단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인 교수는 고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 필요하며 교수사회 스스로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할 때다.

덧붙이는 글

수업은 학생의 권리다. 불쾌한 발언 앞에서 당당해도 좋다. 또한 교수는 교수로서 자신이 서있는 강단에 책임 있는 자세로 모범을 보여야한다. 새로운 시대를 기르는 지도자로서의 숙고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글·사진 이소정 기자│lsj501@kgu.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