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Y대 L교수가 강의 도중 “위안부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며 매춘의 일종이다”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을 빚었다. 또 한 이 발언에 의의를 제기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매춘) 한 번 해 볼래요?”라는 망언을 뱉었다. 그러나 이어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는 매춘을 권한 것이 아닌 조사를 해보겠느냐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L교수의 해당 발언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학가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이는 비단 L교수뿐만이 아니다. 교수들의 막말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행정법원이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한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교수는 강의 도중 여학생에게 “생리는 언제 하느냐”고 묻거나, 음료수를 들고 있는 남학생에게 “정자가 죽 어 불임이 될 수도 있다”는 등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본교에서도 강의 도중 “여성이 치마를 들으면 히치하이킹이 가능하다”는 수업과는 관계없는 성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 다. 해당 강의를 들은 학생은 “여자의 신체로 다른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는 말이 어이없고 황당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발언 에 대해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밖에도 본교 타 강의에서는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여성이 돈을 밝혀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그렇게 된거다”며 “반성하라”는 발언을 한 교수에게 당황했다는 글들이 본교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본교는 학생들이 민원을 넣을 수 있도록 전자 출결과 연동된 강의민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원 사항은 해당 단과대학으로 전달되며 해당 교수에게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성희롱 등 성적으로 부당한 발언을 들었을 시에는 성평등센터로 이관 해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실제로 징계위원회에 회 부돼 징계를 받은 사례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강의 평가의 점수에 따라 기준을 바탕으로 점수가 낮은 교수에게는 컨설팅을 받거나 부총 장 면담 등의 조치가 취해지며 이 모든 과정이 시스템화 돼있다. 이외 에도 학사지원팀에서는 학기 초에 교수를 대상으로 수업관리를 위한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 학사지원팀 박신정 팀장은 “강의평가는 철저 히 익명성을 보장하니 걱정하지 말고 강의에 대한 불만사항이나 민원 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는지는 의문이 다. 한 학생은 강의평가에 대해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솔직할 수는 있으나 학생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한 시행 과정을 확인할 수 없고 처벌 수단의 접근성도 부족하다 는 점도 문제가 된다.
반면 좋은 언행과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강의도 있다. 본교의 한 수업은 질문이나 요구사항을 말하는 것 을 꺼리는 학생들을 위해 익명 메신저방을 스크린에 틀어놓고 수업을 진행한다. 사소하고 간단한 배려일 수 있지만 이 작은 배려가 학생들 이 수업을 원활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을 위한 수업 은 이렇듯 간단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인 교수는 고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 필요하며 교수사회 스스로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할 때다.
수업은 학생의 권리다. 불쾌한 발언 앞에서 당당해도 좋다. 또한 교수는 교수로서 자신이 서있는 강단에 책임 있는 자세로 모범을 보여야한다. 새로운 시대를 기르는 지도자로서의 숙고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글·사진 이소정 기자│lsj501@k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