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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 전은지
  • 등록 2019-09-03 16: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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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어릴 적부터 언론인을 꿈꿔왔다. 어린 시절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를 보며 세간의 일을 전달하고 사회를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말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학교 행사가 열리면 진행을 맡는 것은 늘 기자의 몫이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로부터 발음이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아왔고 덕분에 언론인이라는 진로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게 됐다. 물론 언론인에도 세부적으로 많은 직업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본인은 현장의 생생함을 직접 취재할 수 있는 방송기자를 희망했다. 성격이 기자와 잘 맞았던 터에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맹목적으로 기자라는 직업을 좇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기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언론인들이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되거나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어뷰징1) 기사를 써 시민들에게 일명 ‘기레기’라고 불리는 일이 잦아졌다. 본인은 그런 상황을 애써 무시하며 정의롭고 공정한 기자를 꿈꿨다. 하지만 줄곧 외면했던 상황은 고등학생이 된 후 기자의 발목을 잡게 됐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이상향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게 된 것이다. 확실하다고 생각한 진로가 틀어지자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워졌다. 고등학교 때 시작된 걱정은 대학생이 돼서도 이어졌다. 과연 기성 언론인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허황된 꿈을 꾸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생각으로 매일 머릿속이 가득 찼다. 그러던 중, 언론인이 되기 위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과 신문 작성을 해보고 싶다는 설렘이 섞인 채로 신문사에 들어오게 됐다. 그 과정에서 격주마다 취재를 나가고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지만, 실수를 반복하고 본인이 정한 기준에 맞추지 못할 때면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더 보고 싶다는 반응이 보이거나 기사를 통해 교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평생을 기자로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라는 큰 지도 속에서 어디를 가고 있는지 몰라도 원하는 일을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끝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기자 역시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목적지 로 가고 있다. 만약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고민 없이 나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정해진 사실은 없고 지금 당신이 가고자 하는 것이 정답이기에. 

1)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검색을 통한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거나 인기검색어를 올리기 위해 클릭수를 조작하는 것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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