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용기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 김수빈
  • 등록 2019-06-12 09:03:42
기사수정

 

 ‘하고는 싶은데…’ 기자가 항상 입에 달고 살던 입버릇이다. 생략된 말에는 용기 없는 ‘나’를 합리화하기 위한 말들이 담겨있었다. 이 말 뒤에 그럴싸한 변명이 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들어가기도 했다. 기자는 그렇게 20년을 살았으며 기자가 처음으로 용기를 낸 것은 부끄럽게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해야한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것 같다. 남들을 의식하고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부정해왔다. 심지어 재수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100% 본인 의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런 기자는 한 발 늦게 본교에 입학하게 됐고, 이제는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신문사 지원은 처음으로 기자 본인이 선택한 것이었으며,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들보다 많은 나이가 흠은 되지 않을까, 처음으로 낸 용기가 좌절되지는 않을까 등의 생각이 기자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하지만 이런 잡념들이 무색하게도 기자는 78기 수습기자에 합격했고, 용기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었다.

 

 그러나 수습기자 활동은 쉽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해 인터뷰 약속을 잡고,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처음은 힘들었지만 시간과 경험은 기자를 성장시켰다. 마침내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걸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용기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시작을 위해 낸 용기는 사람을 단단하게 만든다. 물론 지금의 기자가 완전히 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자는 충분히 용기를 냈으며 앞으로는 계속해서 변해 갈 것이다. 모든 변화를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를 내기까지 두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 낼 수 있었던 까닭은 자유롭고 ‘나답게 살아가는 나’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롯이 ‘나’를 위해 노력하고 변해갈 기자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고 기대해 본다.

 

 김수빈 수습기자│stook3@kgu.co.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