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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과 함께 궁궐 100% 만끽하기
  • 문예슬
  • 등록 2019-04-16 10: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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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딱딱한 역사 No! 말랑말랑한 프로그램 Yes!
개강시즌인 3월이 지나고 4월의 중간고사가 다가오기 전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일까? 다양한 키워드 중에서는 분명 벚꽃 개화 시기가 있을 것이다. 날씨 정보 사이트 웨더아이에서는 올해 수도권의 개화 날짜를 지난 5일이라고 발표했다. 본지에서는 특별히 꽃 구경을 위해 고즈넉하고 자연스러운 미가 돋보이는 우리나라의 궁궐들을 살펴봤다. 기자와 함께 봄 향기 물씬 풍기는 창경궁과 창덕궁으로 떠나보자.

 








궁궐?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됐을까?


 창덕궁은 조선 전기 약 200년 동안 왕의 통치 공간으로 사용됐으나 16세기 말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 하지만 소실된 도성 내 궁궐 중 가장 먼저 중건돼 조선왕조의 정궁1)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의 궁궐 중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이곳은 자연과 궁궐의 조화로운 배치와 한국의 정서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창덕궁 바로 옆에는 창경궁이 있고 이 두 궁궐은 서로 연결돼 하나의 궁역2)을 형성한다. 창경궁은 독립적인 궁궐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공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당시에 왕이 기거하면서 정사를 보는 궁궐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본교 서울캠퍼스에서 창덕궁으로 가려면 서대문·서울시교육 청 정류장에서 171번 버스 탑승 후, 창경궁·서울대학교병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이 정류장에서는 큰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창덕궁에 도착할 수 있다. 수원캠퍼스에서 출발할 경우,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더 간편하다. 광교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양재역까지 간 다음, 3호선으로 갈아타 안국역에서 내리자.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과 함께 길을 따라 쭉 걸으면 창덕궁의 입구인 돈화문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기자와 함께 관람을 시작해보자!

 

오순도순 소풍 분위기 물씬, 창덕궁 후원관람


 창덕궁 후원은 창덕궁 전체 부지의 70%를 차지하는 아주 큰 정원으로 창덕궁 전체를 둘러보고 싶다면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보존을 위해 정해진 인원만 사전 예약 후 해설사와 함께 들어갈 수 있고 하루에 7타임, 시간별로 각각 50명의 예약을 받는다. 경쟁률이 크게 치열한 편은 아니며 미리 방문 날짜만 정해놓는다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또한 창덕궁 홈페이지에서 따로 티켓 출력을 하지 않아도 모바일 티켓을 이용해 간편한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후원관람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전각관람 티켓도 함께 예매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자는 2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분류돼 전각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으나 만 25세 이상의 학생이라면 입구에서 추가로 3,000원을 결제해야 전각관람이 가능하니 잊지 말도록 하자!

 

 해당 시간대의 사람들이 전부 입장하면 창덕궁 정규해설사가 관람 규칙을 안내한다. 그리고 나서 △후원 입구 △부용지 △관람지 △존덕정과 폄우사 △옥류천 △연경당에 대한 설명을 건축 과정부터 왕실 생활까지 들을 수 있다. 설명이 끝난 후에는 해당 건물을 10분 정도 자유롭게 관람가능하다. 기자는 이 시간에 작은 정자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했는데 마치 조선시대 왕이 된 느낌이었다. 해당 관람은 소규모의 사람들과 팀을 짜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해설사가 직접 사진 포인트를 안내 해주기도 하고, 창덕궁의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하면 개인적으로 답변도 받을 수 있다. 기자는 가장 마지막 시간대인 4시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점점 노을지기 시작하는 창덕궁의 모습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워, 창경궁 야간개장


 아름다운 정원을 살펴봤다면 이제 저녁 시간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밤의 궁궐도 즐겨보자. 다른 궁궐들의 야간개장 예약 이 치열한 것과는 달리 창경궁에서는 올해부터 야간개장을 예약 없이 상시로 운영한다. 창덕궁에서 창경궁은 안내지도와 표지판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고, 함양문을 통해 넘어가면 더 빠르게 도착한다. 창경궁도 만 24세 이하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야간개장 시간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 창경궁의 입구인 홍화문에서는 5시 30분부터 청사초롱을 무료로 대여해주는데, 수량이 많아 상시 준비돼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빌려 궁궐을 둘러보길 바란다.

 

 기자는 먼저 옥천교 일대에서 잔뜩 개화한 매화들을 즐겼는데, 낮은 다리 위에서 매화 나무들과 함께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옥천교에서 ‘인생샷’을 찍었다면 대여섯개의 궁궐들을 살피며 오솔길을 걸어보자. 오솔길의 끝에 서는 창경궁의 연못인 춘당지를 구경할 수 있다. 춘당지에서는 ‘궁궐에 내려온 보름달’이라는 행사를 진행하는데, 기자는 아쉽게도 행사 기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다. 커다란 보름달 조명을 춘당지에 띄우는 독특한 행사이니 창경궁 SNS에서 기간을 참고해서 가면 좋을 것이다. 춘당지를 따라 쭉 걸으면 유리 건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 창경궁 대온실이 나온다. 겨울에는 온도 유지 문제로 야간관람이 어려 웠지만 지난달부터는 야간관람도 가능하다. 이렇게 대온실까지 모두 봤다면 밤의 창경궁을 충분히 즐긴 것이다. 밤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낮의 풍경과 다르게 길에 배치된 다양한 조명 그리고 작은 청사초롱과 함께 색다른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글·사진 문예슬 기자│mys0219@naver.com

덧붙이는 글

낮부터 밤까지, 창덕궁부터 창경궁까지. 기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즐기며 궁궐을 100% 즐겼다. 모든 것에는 적령기가 있다. 벚꽃이 피고 세상이 분홍빛으로 물드는 지금 꽃구경을 가지 않는다면 언제가 꽃구경 적령기일까? 취업·학점 걱정은 훌훌 털어버리고 본교 학생들도 오늘 하루만큼은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을 즐기며 2019년 인생샷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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