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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Us)는 누구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
  • 백민정
  • 등록 2019-04-16 10:32:17
  • 수정 2019-04-16 10: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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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사람이라도 외면으로 보이는 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에서도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질 수 있다. 주로 다중인격으로 표현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킬 앤 하이드’가 대표적이다. 다중인격이 작품 속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본인임에도 평상시 본인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에 대해 어딘가 모를 오싹함이 들기 때문이다. 도플갱어1)와 마주치면, 마주친 사람이나 도플갱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는 괴담도 있다. 만약 그 괴담이 실재한다면 어떨까? 감독은 이중인격을 영혼이 연결된 도플갱어로 표현한다. 영화 어스(Us)에는 우리가 한 번쯤 해본 상상에 미국 사회의 문제와 조던 필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졌다.

 

  이야기는 네 가족 중 엄마인 ‘애들레이드 윌슨’ 중심으로 흘러간다. 해변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날 밤, 애들레이드는 남편 ‘게이브 윌슨’ 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어릴 적 마주친 자신과 똑같이 생겼던 아이에게 쫓기는 공포를 평생 동안 느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게이브는 그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별안간, 별장은 정전되고, 빨간 옷을 입은 네 명의 불청객이 별장 앞에 나타난다. 그들은 윌슨 가족과 똑같은 생김새였다. 이 시점에서부터 둘 중 한 명을 죽여야 나머지 한 명이 살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 전개된다. ‘나’와 쫓고 쫓기는 ‘나’의 모습이 가족 구성원마다 각기 다르게 펼쳐지고, 애들레이드는 가족 모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빨간 옷의 사람들은 인간을 통제 하기 위한 일부 세력의 과욕이 부른 참사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영화는 반전의 미소와 함께 끝이 난다.

 

 주인공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를 볼 때면 관객은 그 주인공에게 자신을 대입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관객은 주인공에게 관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인공이 살인을 저질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다’며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면 이타적으로 보이는 주인공에게서도 이기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영화 어스(Us)에서는 살기 위함이라 할지라도 살인을 불사하고, 심지어 살인을 계속할수록 일말의 죄책감마저 잃어가는 가족들을 통해 인간의 이면을 보여준다. 또한, 행복과 불행은 둘 다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정체를 알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긴다. 만약 내가 ‘또 다른 나’의 그림자라면 어떨까. 여기에서 ‘또 다른 나’란 우리의 다른 자아, 내면에 감춘 속마음을 대변한다. 영화는 우리가 정말로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진정 누구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 자신과 우리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때다.

 

백민정 수습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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