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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학생들이 말하는 선후배 관계의 실상
  • 강현구
  • 등록 2019-04-01 11: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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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기 아닌 예우가 필요”
이렇듯 선후배 간 계급적 구조로 인한 대학가 갈등 문제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그렇다면 본교의 선후배 관계는 어떨까. 본교 재학생들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대학 내 군기 악순환의 연속”


안소은(유아교육·1)


 처음엔 선배라는 존재가 어렵게 느껴졌다. 유아교육과는 흔히 군기가 세다는 말이 많아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수강신청을 도움받거나 식사 자리를 가지며, 대학 선배와도 친밀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선배란, 경험을 토대로 대학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오히려 고등학교 재학 중 동아리 선배로부터 “인사를 안했다”고 지적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대학 선배들과 더욱 가깝다고 생각한다. 서로 성인인 만큼 그에 맞는 예의를 차리는 것이다. 만약 내가 선배가 된다면 현재 선배들이 내게 해준 것처럼 하고 싶다. 따라서 나부터 참된 선배로서의 자세를 갖추면 대학 내 군기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고등교육을 받은 대학생으로서 서로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 지나친 군기 문화의 악습을 뿌리 뽑는다면,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선후배 사이의 당연한 것”


박제호(경제학부·1)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새내기 배움터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선배들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선배 쪽에서 먼저 말을 놓으라고 제안해준 적도 있다. 호칭을 놓지 않았지만 친구를 대하듯 편하게 대하고 있다. 내년에 선배가 된다면 나 역시 후배들이 잘 적응하도록 돕고 싶다. 강의를 추천하거나, 학교 행사를 미리 알려주며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해지고자 노력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일부 대학에서는 선배들이 따라주는 술을 무조건 마셔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 학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지만 여전히 비일비재한 대학가 군기 문화가 선후배 간 최소한의 예의를 철저히 지키는 방향으로 하루 빨리 개선 됐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이희원(영어영문·2)


 개강총회 뒷풀이 때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같은 학과 소속이다 보니 공통점이 많았고, 후문에 어떠한 음식점이 있는지 알려주며 개인적 연락으로 한 적도 있다. 혹시나 ‘꼰대’라고 생각할까봐 후배를 대할 때 조심스러웠지만, 후배들이 편하게 대해줘 이러한 고민거리는 지울 수 있었다.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던 중·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대학은 새로운 시작과 함께 주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 선배들이 후배의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시기란 뜻이다. 이렇듯 진지한 자세로 서로를 존중하며 대하다 보면 대학 내 군기는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경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배를 향한 후배들의 예의없는 행동은 학과 외부에서도 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해지기 위한 의도일지라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 친구의 평판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이를 고려해 선배로서 약간의 제재를 두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다.


“친구 같은 선배”


  김지우(영어영문·2)


 벽은 없어도 선은 있어야 하듯 꼭 선후배 사이가 아니더라도 지켜야 하는 예의는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 선배의 입장이 됐을 때는 후배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부담감이 들었다. 겉으로는 편하게 대하면서도 속으로는 ‘너무 편한 것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배들과의 친밀감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타대학에 다니는 친구의 경우 종종 고학년의 선배들로부터 “과 행사에 무조건 참여해라” 혹은 “18학번은 언제 한번 모여라” 등의 명령조 요구를 받으며, 상당히 강압적인 상황이 찾아올 때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군기 문화는 사라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원체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질서를 잡지 않으면 선배와 후배 모두가 힘이 들기에 선배로서의 꿋꿋함은 필요하다.


글·사진  강현구 기자│yes2665@kgu.ac.kr

덧붙이는 글

본교의 선후배들의 양 입장을 들어 본 결과,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편한 존재가 되길 원하고 후배들은 선배들이 대해줬던 것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딱딱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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