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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학생회 회계장부, 하나로 통일되다
  • 이건우
  • 등록 2019-04-01 11:12:31
  • 수정 2019-04-01 1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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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회비에 대한 신뢰를 극복할 수 있는 첫 발걸음
지난달 19일, 종합강의동 최호준홀에서 각 학생회 및 학생 자치단체 간부들을 대상으로 회계 교육이 실시됐다. 작년 학생회비로 큰 논란이 됐던 만큼, 총학생회 주도하에 열린 해당 회계교육은 학생회비의 올바른 방향성과 투명한 회계 관리에 대해 학생회 임원들이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함에 목적을 뒀다.

 

 작년 10월, 관광문화대(이하 관문대) 학생회비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지적됐던 문제점은 △학생회비 이월금 차액 논란 △세부적인 개별항목 누락 △흐릿한 영수증 사진 등이었다. 이러한 논란이 화두되자 전 관문대 학생회는 사과문을 게시하며, 해당 문제점들의 해명과 함께 회계서류 공개 방식을 안내했다. 그러나 학생회실 직접 방문을 통한 회계 영수증 자료 공개 방식에 학생들의 불만과 항의가 거세졌다. 또한 사라진 이월금의 경우에는 전 서울캠퍼스 제 34대 37℃ 총학생회 유룻 총학생회장과 전 관문대 사무국장간의 소통 오류로인해 끝까지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한 경영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경기의 눈’이라는 단체가 조직돼 관문대를 포함한 각 단과대 학생회 및 총학생회의 회계록을 대상으로 감사가 이뤄졌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의 눈은 학생회에 △학생회비 내역 공개 △회계장부 통일 △외부감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에 각 단과대 학생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의 눈이라는 단체가 비공식적인 단체이기 때문에 요구하는 바를 들어줄 수 없다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019년도 학생회 후보로 새로이 출마한 학생회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들은 학생회비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주 공약으로 내거는 등 해당 사건 이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제 32대 [In:K] 총학생회 또한 선본 당시 투명한 학생회비 회계록 공개를 공약으로 걸었다. 이러한 공약 이행은 지난달 19일, 학생회 간부 회계교육을 시작으로 점차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교육은 김한수(경영학과)교수를 주축으로 진행됐으며, 학생회비 회계록 통일안 설 명과 교수와 학생회 간부사이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김 교수는 해당 교육에서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횡령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과거 논란이 있었던 학생회비 문제들은 정형화 되지 않은 회계록 양식과 증빙서류의 부실함 때문에 발생한 것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 생회실에 직접 찾아와야 회계장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며, 작년 학생회의 회계록 공개 방식을 꼬집기도 했다.




▲ 통일된 영수증 증빙서류와 수령증 양식

 

 본 교육에서 제언된 학생회비 지출과정은 △예산 설정 △지출 승인 △출금 △증빙수취 △결산 △회계감사 △결산 보고의 순서로 설명됐다. 특히 김 교수는 “증빙수취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증빙자료 첨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회계장부 통일 안건은 지난 2월, 중앙운영위원회에 처음 제시됐다. 이후 총학생회 측은 김 교수와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을 거쳐 지난달 19일, 확대운영위원회를 통해 최종 안을 배포했다. 본 회계장부 통일 양식은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의 회계 관리에 쓰이며, 학과 학생회의 경우 자율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 회계장부 양식 최종안


본지에서는 학생회비 회계장부 통일안과 관련해 제 32대 [In:K] 총학생회 김현정(러시아어문·4)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불어 학생회비에 대한 본교 학생들의 생각도 함께 들어봤다.


Q. 총학생회 차원에서 회계장부 통일안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작년 학생회비 논란 당시, 각 학생회에 따라 회계장부 양식이 제 각각이라 학생들이 보기에 불편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선본 때, 학생들이 학생회비 내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회계장부 양식을 통일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구체적인 통일안은 총학생회 내부에서 구상해 중앙운영위원회를 거쳤고, 경기의 눈 단체가 제시한 권고안에서 일부 차용했다. 이후 여러 차례 피드백을 통해 최종본이 완성됐다. 현재는 각 학생회에 회계장부 통일 양식을 배포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Q.총학생회비에 대한 예산 계획과 결산 보고는 어떻게 이뤄질 예정인가


 학생지원처를 통해 학생회비를 인계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기획단계이다. 먼저 학생회비를 받기 전 지출했던 내역을 정리하고 각 단과대에 학생회비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구체화된다면 본격적으로 결산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본 당시 학생회비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것이라는 공약을 걸었기 때문에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학생회비가 지출되는 대로 업로드 될 것이다.

 

 또한 외부 회계감사 같은 경우에는 적어도 100만원 상당의 의뢰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확실하게 장담하기는 어렵다. 대신 외부 감사 이외에 학우분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대안책이 있는지 강구하고 있다.

 

Q.학생회비와 관련해 본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매년 학생회비의 납부율이 하락하고 이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은 각종 행사와 사업들의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회비는 ‘학생자치회비’로서,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더 나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비이다. 그뿐만 아니라 총학생회는 학생회비를 통해 작은 이벤트 행사부터 대학생활의 꽃인 대동제 축제까지, 즐거운 대학생활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 이로써 학생 회비는 전액 모두 학우분들의 혜택으로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학생회비 납부에 대해 학우분들은 긍정적으로 고려했으면 좋겠다. [In:K] 총학생회 또한 학우 분들이 납부해주신 총학생회비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학생회비 운영에 있어 신중함을 잊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이일환(회계세무·1)

“자율적이고 투명한 학생회비가 돼야 해”


 학생회비 납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회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본이 있어야 하고 그 자본은 학교에서 모두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는다고 압박을 주거나 강요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요즘은 학생회비가 강제가 아닌 선택이기 때문에 학생회비의 용도에 대해서 적절하고 타당성 있는 설명을 통해 학생회비 납부 참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In:K] 총학생회가 이번에 회계장부를 실시간으로 공개한다고 들었다. 그만큼 학생회비 사용에 대해 학생들에게 진솔할 수 있기에 굉장히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식처럼 학생회비 납부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회계관리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학생들도 믿고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준형(지식재산·2)

“아직까지는 신뢰 어려워, 앞으로의 변화가 중요…”


 내 경우에는 총학생회비가 사실 큰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부담 없이 냈다. 물론 작년의 경우를 생각하면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고 어떻게 공개를 하는지 학생들 입장에서 신뢰하기 힘들 것 같다. 또한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축제나 행사 같은 경우에는 사실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학생회비 납부에 대한 혜택이 직접 몸으로 와닿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따라서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물론 작년 학생회비 논란 이후 학생회 차원에서 회계관리를 신중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사진 이건우 기자│hangta96@kgu.ac.kr

덧붙이는 글

학생회의 힘이 약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할 목소리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학생회비는 학생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번 회계장부 통일을 통해 서로가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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