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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종의 생김새를 정의하라?”
  • 이유림
  • 등록 2019-04-02 0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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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반토론의 장에서 찾은 핵심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종별 흔한 특징을 과연 그들의 대표성으로 봐도 될지는 쉽사리 논할 수 없다. 이에 본교 중앙 토론 동아리 ‘세상바꾸러’의 △박미서(무역·2) 양 △남서현(국제통상·4) 군 △박준석(경제·3) 군 △옥윤수(국제관계·2) 군과 함께 ‘인종마다 대표적인 생김새를 정의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찬반 양측이 내놓은 구체적 근거는 무엇일까.

찬성측(박미서, 남서현)
반대측(옥윤수, 박준석)






기조연설 │  생김새에 따라 각양각색 분위기 연출 vs  특정 인종에 대한 섣부른 규정은 차별

 

찬성 남서현(이하 남 군)

 

 동양인과 서양인, 나아가 각 인종의 특징을 구분해 모델을 발탁했을 때 컨셉에 적절한 분위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자아낼 수 있다. 잡지나 패션쇼를 기획하며 추구하는 특정 느낌을 드러내기 위해선 그에 잘 어울리는 생김새의 모델을 섭외해야 하므로 인종마다 타고난 특징을 구분하는 것이다.

 

반대 박준석(이하 박 군)

 

 화보의 컨셉을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 인종 간 특징을 구분 짓는 바탕에 차별적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예를 들어 패션계에서 ‘동양의 미’를 표현하기 위해 ‘동양인스럽다’고 생각되는 모델을 선정할 때도 문화적 편견이 투영되는 것이다. 개개인이 지닌 특성과 무관하게 인종마다 흔히 규정된 이미지를 요구함으로써 ‘모델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인종의 특정 이미지 연출’ 사이 괴리감이 발생한다.

 

자유토론 │  정형화한다고 비하하는 것 아냐 vs  “얘랑 같은 혈통이니 쟤도 그럴 거야”란 왜곡 발생

 

반대 옥윤수(이하 옥 군)

 

 “동양인은 홑꺼풀의 눈과 평평한 윤곽을, 서양인은 깊은 눈과 입체적인 윤곽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처럼 인종별 흔한 특징을 대표화해 내린 정의는 비하 요소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는 인종차별을 낳는다. 즉, 인종마다 대표적 생김새를 정의하는 순간 차별의 시작점이 되기에 각 인종의 특징이 어떠하다고 정의해선 안 된다.

 

찬성 박미서(이하 박 양)

 

 ‘서양인은 눈이 크다’와 같이 단순히 생김새를 정의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생김새에 대해 ‘더 잘났다’ 혹은 ‘더 못났다’와 같은 평가로 이어지면 차별이 된다. 보그가 흔히 거론되는 동양적 특성을 띠는 동양인 모델을 섭외한 것은 관계자가 여러 동양인을 자세히 겪어보지 못해 비롯됐다고 본다. 인종별로 특정 생김새를 강조한 것이 비하의 의도가 아닌 단순 연출이라는 것이다.

 

반대 옥 군

 

 어떤 ‘상’을 부각해 한 인종에 대한 일반화처럼 비춰진 연출은 분명 잘못됐다. 생김새의 차이를 서로 다른 특성과 연관 짓는 문화가 유입되며 인종차별 정당화의 근거로 쓰인 역사적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름을 인정하면 서로 차이를 갖는 형태를 당연시하고 그 안에서 어느 쪽이 우세한지 따지며 기득권과 약자가 생긴다는 것이다.

 

찬성 박 양

 

 ‘다르다’를 인정하는 것이 차별이 될 수는 없다. 다름은 차이고 차별은 서로 다른 특성들 가운데 점수를 매김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 오히려 각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은 다양성을 접할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 주로 갖고 있다.

 

맺음말 │  타고난 생김새는 인정해야 vs  주관에 의한 각기 다른 해석

 

반대 옥 군

 

 이번 사례에서 중국인들이 거부감을 느꼈다면 레이시즘과 관련된 문제로 볼 수 있다. 인종마다의 특징을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차별적 인식이 남아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때문에 당장은 어떤 모습을 규정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찬성 박 양

 

 다양한 관점에서 본 문제를 해석해보고자 몇 교환학생에게 물어본 결과 본 논제는 인종차별이 아닌 클래시즘이나 섹시즘과 같은 고정관념 문제에 가깝다고 봤다. 흔히들 생각하는 동양적인 특징이 잡지에 실리면 이상하다고 여기기 보단 서양인과 다른 생김새정도로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고로 ‘동양적인 생김새’와 같은 정의를 내리는 것이 차별적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덧붙이는 글

차이를 인정하고 그들의 각 특성을 그들 자체에 대한 정의로 도출 짓는 것에는 큰 이견 없이 마무리됐지만 사회적 편견이 불러오는 차별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어떤 집단을 하나로 보기보단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후문이 오가며 올바른 인식의 필요성이 대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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