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당신의 시간표는 안녕하십니까
  • 강현구
  • 등록 2019-03-20 10:10:20
기사수정
  • 새 학기 골칫거리 수강신청, 대처방법은?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 많은 학생들이 걱정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수강신청이다. 대학교에서는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의가 존재하는데, 필수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과목을 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이에 본지는 수강신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변화가 이뤄져야 할지 취재했다.


“수강신청 실패해 졸업 못 한다”

 

 모든 대학생은 학사과정을 온전히 수료하기 위해 반드시 ‘최소 졸업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는 △전공 필수 과목 △전공 선택 과목 △필수 교양 과목 등으로 구성된다. 본교의 경우 휴먼인재융합대학 기준, 졸업최저이수학점은 130학점이다. 그중 교양최저학점은 35학점이며 전공최저이수학점은 단일전공 60학점, 다전공 42학점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졸업을 위해 들어야 하는 해당 수업들을 듣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수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3,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29.5%가 수강신청 실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중 ‘해당 수업이 인기 있는 강의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52.8%, ‘수강 정원 자 체가 적어서’는 39.6%에 달한다. 언급한 두 가지 이유 모두 수강생 정원이 적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강신청 정원 문제는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이는 고질적인 문제로, 2017년에도 국민대학교 수박바(수강신청 박살난 사람 들의 바람)가 국민대 민주광장에서 학교에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연 바가 있다. 당시 이들은 학비를 내고도 수강 신청에 실패하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에서도 새 학기가 시작되면 ‘망한 시간표 경진 대회’가 열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를 경각시키고 있다. 이른바 △헬연강 시간표 △우주공강 시간표 △1교시 시간표 등 수강신청에 실패한 시간표들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수강신청 실패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이어진다. 일부 학생들은 추가 등록금을 지불하고 계절학기를 듣기도 하는데, 심지어 사적으로 금액을 사례하고 수강신청을 거래하는 ‘강의 암시장’마저 발생하고 있다.

 

수강신청 방식의 모순

 

 본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교원 수에 비해 수강 희망생 수가 많다는 점이 꼽힌다. 본교의 경우 재학생 기준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수원캠퍼스 28.39명 서울캠퍼스 50.49명으로 통계된다(대학알리미, 2018학년도). 이는 타대학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한 강의에 30여명의 수강생이 수용됨을 고려하면 수강인원이 꽉 차거나 넘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교수 충원 및 시간강사 고용을 통해 강의를 추가적으로 개설해야 학생들이 필수 과목 등을 신청하지 못하는 문제가 해결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오히려 대학에서는 교수 충원 절차의 어려움과 강사법을 이유로 교원 수를 줄이고 있다.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앞서 언급된 고려대는 강사 평균 강의료 및 총 강의시수가 지난 4 년간 23%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여러 대학들이 교원을 줄임에 따라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수강신청 방식에 있다. 선착순이라는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학교 측의 무책임한 태도는 수강신청실패의 본질적인 원인으로 작용된다. 수강 인원이 넘쳐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의 향후 수강 문제는 본교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생 이 직접 해결하고 있다. 선착순 시스템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실패했다는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학기 초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수강신청 방식 개정과 수강 인원 확대를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는 현상을 통해, 수많은 대학생이 이를 문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결방안은 시스템적 개선?

 

 이에 일부 대학들은 새로운 수강신청 방식을 도입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경우 선착순 방식이 아닌 우선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학년 △학점 △성적 순으로 수강신청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편한 뒤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승했다. 또한 연세대학교는 2015년 2학기부터,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했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주어진 마일리지를 원하는 과목에 배분하면 해당 과목에 더 많은 마일리지를 투자한 순으로 신청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 학교의 일부 재 학생들은 특정기준으로 학생을 차별하거나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학사지원팀 문의 결과, 본교는 강의 개설시 전공·선택필수 연계과목에 인원 제한을 금하는 지침을 둬 필수 과목을 듣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했다. 그러나 학과마다 강의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담당교수 재량 △강의실 크기 △입학생 인원 등에 의해 인원제한이 발생한 사례가 빈번하게 존재한다.

 

강현구 수습기자│yes2665@kgu.ac.kr

덧붙이는 글

수강신청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방안이 제시된 적은 없다. 결론적으로 일부 강의에만 신청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강의평가를 진행해 강의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