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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마음이 성장하기 위한 전제조건, 사랑
  • 박서경 신문사 기자
  • 등록 2019-03-18 1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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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J. M. 데 바스콘셀로스

출판사 : 동녘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통해 성장한다'라는 말을 한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문득 '왜 아파야만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치기도 한다. 아픔을 겪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다면, 안 아픈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적인 의미에서 아이들의 성장기에 찾아오는 성장통을 의미하며 생긴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 나면 정말 성장에 필요한 요인은 아픔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주인공 제제5살의 어린아이다. 제제의 집은 풍족하지 못했고 이에 제제는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 제제는 가족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장난꾸러기 행동을 많이 하지만 가족들은 제제를 냉대하며 심지어 학대하기까지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제제는 정원의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를 만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전하며 밝게 지낸다. 어린 제제에게 밍기뉴는 기쁜 일과 슬픈 일을 공유할 수 있는 존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어느 날 밍기뉴를 대신할 수 있는 커다란 존재가 제제에게 나타난다. 이전, 장난을 치다가 포르투갈인 마누엘 발라다리스에게 호되게 혼난 뒤 제제는 그를 피해 다녔지만 다친 제제를 치료해주는 것을 계기로 둘은 친구가 된다. 만남을 지속하며 제제는 그를 뽀루뚜가라는 애칭으로 부르면서 아버지처럼 따르는 사이로 발전한다. 뽀루뚜가는 제제가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을 때도 감싸줬고, 제제는 그에게서 사랑을 배운다. 하지만 뽀르뚜가가 기차에 치어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와의 이별을 통해 제제는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슬픔을 딛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쯤, 제제와 마음을 나누던 밍기뉴는 하얀색 꽃을 피우며 어른 오렌지나무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제제는 그런 밍기뉴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런 과정을 보면 제제가 아픔을 겪으며 성장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픔 이전에 제제가 사랑을 배웠기 때문에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만약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면 소중한 누군가의 죽음에 상실감을 느끼고 크게 아파할 수 있었을까? 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픔은 그냥 아픔일 뿐이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말하는 아픔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은 위로의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성장의 조건은 사랑이 전제조건으로 있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제는 마지막에 자신이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제와는 반대로 어른이 됐음에도 마음이 전혀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성장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그런 진정한 사랑을 배워가야 할 것이다.

 

박서경 기자 psk01162000@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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