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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새내기 배움터 중 스킨십 유도 논란…
  • 이건우
  • 등록 2019-03-18 10: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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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생들은 과연 무엇을 배웠는가

 

 ‘러브샷’이란 보통 술자리 게임에서 두 명 이상의 벌칙자가 나왔을 때, 벌칙자들끼리 스킨십과 함께 술잔을 비우는 벌주 문화를 말한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 지만 보통 단계가 올라갈수록 스킨십의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 러브샷은 일반적으로 술게임과 함께 병행이 되기 때문에 아주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관계가 애매하거나 불편한 상황에서 벌주의 대상이 될 경우, 상대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러브샷을 진행한다면 매우 예민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4일,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에서 러브샷과 관련해 크게 논란이 일어났다. 해당 논란은 대학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 ‘경기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게시물로부터 시작됐다. 게시물 내용에 따르면 새터 둘째 날 술자리에서 19학번 새내기를 대상으로 러브샷이 진행됐고 해당 자리에 있던 재학생들은 별다른 제제를 하지 않았다. 결국 게시물 작성자는 ‘원치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위해 러브샷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게시물 작성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새터에 와서 러브샷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첫째 날 역시 러브샷이 있었지만 동성 간에 진행됐기 때문에 둘째 날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줄 알았다”며, 대학 술자리 문화에 대한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어 “당시 재학생 선배들은 사건 이후에도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재학생 운영진들의 대처방식에 불만을 내비쳤다. 따라서 A씨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의 신입생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게시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새터에서 일어난 논란은 러브샷 사건뿐만이 아니었다. 새터 둘째 날 관광문화대학(이하 관문대)에서 진행한 게임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별과 상관없이 각 과에서 두 명을 뽑아 커플 게임을 진행한 것이 큰 화근이었다. 해당 게임은 신문지 위에서 오래 버티기, 짝이 된 사람을 안고 스쿼트 하기 등 신체적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당시 많은 학생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에 관문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공식 SNS에 사과문을 게재해 △레크리에이션 준비과정 △게임의 의도 △당시 레크리에이션 진행팀과의 소통 오류 등을 설명했다. 더불어 관문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해당 논란을 계기로 연합 엠티 기간까지 TF팀1)을 꾸려 흡사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학과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던 논란들이 일자, 새터 총괄 인솔자인 총학생회 측은 A씨와 연락을 취하고 대처방향을 올바르게 잡을 수 있도록 성평등센터에 인계했다. 또한 사건 직후 본교 담당자와 단과 대 대표들은 회의를 진행해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조치를 취했다. 제 32대 [In:k] 총학생회 최윤성(기계시스템 공학·4) 회장은 “이번 사건들로 인해 학우분들이 많이 불쾌함을 느꼈을 것이다. 총학생회는 사실관계파악을 우선으로 피해 학우 분들의 편에 서서 최대한 불편함을 해소해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번 논란들을 계기로 학생회 자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과정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비슷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메뉴얼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 특정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별도로 설치하는 임시조직    


  이건우 기자│hangta96@kgu.ac.kr

덧붙이는 글

대학 생활의 기대를 한껏 안고 들어온 이들에게 우리는 어떠한 모습을 보였는가.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악·폐습은 이제 끊어버릴 때다. 이런 모습들은 어른스러운 것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꼰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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