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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학생. 대화의 창을 열어야 할 때
  • 고재욱
  • 등록 2018-10-10 09:05:20
  • 수정 2018-10-10 09: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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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캠퍼스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에 학생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야간 촬영과 편집, 공연 연습이 일상인 예술대학 학생들에게 갑작스럽게 등장한 야간잔류 신청 절차는 낯설고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과방과 동아리방도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상 12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은 화재 등의 안전사고와 외부인 등의 침입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서울캠퍼스의 밤을 잠그는 것,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의견을 먼저 묻지 않고 학생들에게 통보한 것은 야간잔류 제한뿐만 아니라 방범창을 설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은 이에 대한 불만으로 방범창을 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런 논의 없이 방범창을 설치한 것에 대해, 아무 논의 없이 방범창을 가린 것으로 맞대응 한 것이다. 이런 의견 충돌은 지향하는 모습이 아니지만, 사전 논의가 처음부터 잘 이뤄졌다면 이런 상황까지 도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야간 잔류도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어떻게 표출될지 알 수 없다. 서울 동아리연합회의 성명서로 이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어쩌면 이는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에 이런 걱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의 가장 큰 의미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 선원들에게 어디로 어떻게 갈지 의논하지 않고 “열심히 노만 저어라!”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선원들이 기쁜 마음으로 노를 저을 수 있을까. 싸움이 생기지 않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본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스스로 발전하는 학생이 되고, 그런 학생들을 많이 양성해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공통된 꿈을 가지고 있다. 같은 꿈을 공유하는 학교 구성원들은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2019학년도가 시작되면 서울캠퍼스와 수원캠퍼스가 통합된 학생회가 처음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학생회 운영과 복지 등에서 과도기의 시기와 마주해 학교 당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 역시 수차례의 대학평가가 끝났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구조개편 등의 변화를 계획하고 시행하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서로의 대화가 절실한 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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