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최초로 100% IMAX 촬영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2018년 4월 25일 대한민국 극장가를 강타한 한 영화가 있다. 18년도 최고의 보증수표이자 무려 10년의 준비 끝에 세상에 모습을 보인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바로 그것이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는 각종 흥행 기록을 휩쓸고 여러 영화 기록에 어벤져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이런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흥행과는 무관한, 하지만 영화계에는 새로운 역사의 첫 걸음으로서 새긴 내용이 있으니 바로 최초의100% IMAX 영화라는 부분이다. IMAX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100% 제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록이 되었는가, 이것이 영화사에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IMAX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IMAX는 정확히 무엇인가? IMAX는 단순히 영화의 촬영 기법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IMAX란 IMAX 회사에서 제작 및 공급하는 영화 규격과 그를 상영하기 위한 여러 환경이다. Image MAXimum의 약자로 IMAX가 이름의 시작이었으며 IMAX Is Believing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IMAX 규격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43:1 비율의 화면에 고해상도의 필름을 상영한다는 부분이다. 이런 1.43:1의 필름 비율은 독자적인 방식이다. 또한, 고해상도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름 크기의 상승은 자동으로 필름 무게를 무겁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필름을 재생하기 위한 영사기의 크기와 무게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최대 100kg을 넘는 IMAX 규격 전용 촬영 카메라와,거대한 영사기가 요구된 것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감각의 한계치를 투영시키기 위한 훨씬 더 뛰어난 수준의 음향이 요구되었고, 이는 필름 자체에서 음향을 분리하도록 하였다. IMAX 음향 시스템은 필름 자체에서 분리되어 35mm 마그네틱 필름의 6개 채널로 구분되었으며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음향을 위하여 수십 개의 스피커와 저음용 스피커인 ‘우퍼’가 동원되었다. 이 모든 것이 집약된 영사관은 크기는 물론 예산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손익분기점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영화 산업에서는 과도하게 필름을 많이 사용하는 기존 영화에 섣불리 IMAX 규격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결국, 촬영 비용의 소모를 최소화하여 IMAX 규격 사용에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으며 압도적인 영상미가 요구되는 다큐멘터리를 위주로 IMAX 규격을 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쉽게 상업영화, 블록버스터 영화를 IMAX로 만날 수 있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 [아바타], 그리고2017년 개봉작 [덩케르크]와 [레디 플레이어 원] 등이 있다. 그리고 이번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드디어 100% IMAX 규격으로 제작되며 정점을 찍었다. 어떻게 다큐멘터리에서만 사용하던 IMAX 규격을 제작비 3억 달러의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에 사용한 것일까? 그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나오기 한참 이전부터 시작된 IMAX 규격의 역사와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
▲ OMNIMAX 스크린 시스템의 구조
IMAX의 정확한 등장은 1960년대 후반 ~ 1970년대이다. 우선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엑스포에서 Polar Life 필름을 상영한 것이 시작이다. IMAX 필름은 종래의 35mm에서 10배의 크기이며, 다른 70mm 필름보다는 3배의 영역을 제공하였다. 새로운 영화 필름 규격의 공개는 기존 영화 필름 공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후지 사의 관심을 끌었다. 후지 사는 협업을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IMAX를 영사하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금전적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문제들을 극복한 결과, IMAX 사는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Tiger Child를 영사하는 것으로 새로운 영화 필름의 규격이 되는 IMAX 규격과 이를 위한 장비와 영사 환경을 세간에 공개하게 된다. 이후1973년 8월에 첫 선을 보인 OMNIMAX 스크린 시스템은 극단적인 광각렌즈인 어안렌즈를 사용하였으며 더욱 뛰어난 화질 감상을 위해 기존 영화관의 모습이 아닌 위아래로 기울어진 반구형의 스크린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전술한 IMAX 규격의 과도한 비용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IMAX는 계속해서 세간에 압도적인 영상미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홍보를 지속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였다. 1985년 츠쿠바 엑스포에서 IMAX는 [We are Born of Stars]라는 영화를 통해 3D IMAX를 최초로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63빌딩에 최초로 IMAX 영화관이 건설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IMAX 영화관에서 상영한 영화는 [창공을 날아라]로 번역된 [To Fly!] 영화였으며 개봉일은1985년 7월 27일이었다.
▲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국내 유일의 IMAX 돔 영상관
이듬해인 1986년 IMAX는 밴쿠버 엑스포를 통해 최초의 IMAX 3D 극장을 건립하기에 이른다. 3D 영화 [Transitions]를 방영하였으며 이 시기 우리나라에서는 국산 최초 IMAX 영화인 배석인 감독 작품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개봉되었다. 이 기세를 타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최초이자 유일의 IMAX 돔 영상관이 건립되었다.
여기까지 알아본 바로는 왜 IMAX 규격이 영화계의 고급 브랜드로 존재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IMAX의 남은 역사를 통해 어째서 오늘날 IMAX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고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를 보다 정확히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