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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그 날’의 역사를 되새기는 8.14
  • 이유림
  • 등록 2018-09-04 1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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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8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 증언한 날이다. 또한 그 날은 다른 피해자들이 세상에 나오는 계기가 된 날로서 지난해 12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공식 지정됐다. 이에 경기도 양주시와 경남 김해시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새롭게 세워져 제막식이 거행됐다. 더불어 성남시청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 특별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하기도 했다. 본 특별전시회를 방문한 김승주(수원시민·48) 씨는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아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했다. 이어 “이러한 기회를 통해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크고 작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니 피해 할머니들도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늘날까지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여러 단체가 피해 사실을 알리고 일본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서는 △시민 및 활동가 △김복동·김경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 △외국인 여성 등 7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그 가운데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이용수 할머니는 “함께 200살까지 살아 하늘의 할머니들한테 ‘한을 해결하고 왔다’고 하자”며 연설했다. 이처럼 故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 이래로 꾸준히 일본의 사과를 요구해왔지만 일본 정부는 합의금과 함께 형식적인 입장을 내놓았을 뿐,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다. 그러는 새 국내 생존 피해자는 단 27명만이 남은 실정이다.

 

 이제는 막연히 응원만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역사왜곡의 현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때다. 더 이상 문화와 유산을 빼앗고 당대 여성을 포함한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묵살한 일본이 ‘소녀상 철거’와 같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즉, 일본으로부터 ‘사과할 사람이 없어 못 한다’는 핑계를 듣기 전, 그들의 인정과 반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상처를 제 때 치료하지 못하면 흉터가 평생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국가도 발 벗고 나서 역사적인 갈등을 해결해야 정부 간 합의로 아픈 역사의 끝을 얼버무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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