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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잠자는 추억을 되살리다
  • 임진우 기자
  • 등록 2018-06-04 15:32:44
  • 수정 2018-06-04 15: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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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한 현대적 감성
유행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사람은 스스로 경험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노스탤지어와 같이 추억을 그리워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기성세대에서 시작해 젊은 세대로 퍼져나가고 있는 레트로에 대해 살펴봤다.

 

복고? 그 이상의 레트로!

 

 ‘레트로’는 과거를 회상한다는 뜻의 영어단어 Retrospect의 준말로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본뜨는 것’을 의미한다. 레트로는 1974년 런던의 가게 ‘아메리칸 레트로’ 의 상호에 처음 등장했다. 이 가게는 중고물품과 과거의 스타일을 새롭게 만든 상품을 함께 판매했고, 이를 시작으로 레트로라 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레트로는 과거의 스타일 을 재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현대적 감성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 내는 복고의 상위개념을 의미한다. 등장 당시에는 음악과 패션 등의 분야에서만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분야에 상관없이 사용되는 일정한 트렌드를 지칭하는 말로 변화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디어매체를 통해 확산되며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그 시작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대 상황에 적응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그리 면서부터다. 해당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었고 과거의 모습을 추구하는 레트로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레트로가 미디어를 통해 뻗어나가면서 광고나 상품으로까지 확산돼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향수를 부르는 마케팅

 

 오늘날 이런 레트로의 인기를 실감하듯 기업에서도 레트로 문화를 반영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가전제품에서 최신기술과 복고문화가 결합한 레트로가 성행 중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우전자의 레트로 냉장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크림 화이트 색상 △은색 손잡이 △다이얼과 같은 옛날 냉장고의 모습을 통해 소비자에게 친숙한 감성을 제공한 덕분이었다. 한편 패션업계에서는 1990 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코트화1)가 다시금 유행 중에 있다. 작년 6 월 휠라에서 출시된 코트화 ‘디스럽터2’는 출시 6달 만에 50만 개 이상 판매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심플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 때문에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몫에 끌어 모은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도 나타났는데, 그 중 하나가 티셔츠 한가운데 브랜드의 마크가 새겨진 빅로고 패션이다. 90년대 에 유행했다가 촌스럽다는 이유로 한동안 패션계에서 모습을 감 췄지만 로고의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폭으로 재등장했다. 실제로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 WGSN에 따르면, 로고에 무게를 둔 패션 상품의 온라인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영국이 226%, 미국이 67%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행복했던 과거를 떠오르게 하는 레트로 마케팅이 한국을 넘어 모든 현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1) 테니스코트에서 신는 신발을 가리킨다


추억, 현대에 녹아들다

 

 레트로의 유행과 함께 이런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가게들 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종로 익선동의 카페 ‘엉클비디오타운’ 은 개봉된 지 5~10년 이상 된 영화와 추억의 만화영화를 빔 프 로젝터로 상영하고 라면땅과 핫도그 등 추억의 간식을 판매한 다. 과거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과 함께 새하얀 벽과 알록달 록한 의자들의 세련됨으로 복고문화를 재해석했다. 부모님 세대 들이 했던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남부터미널역의 카페 ‘트레이더’를 찾아가보자. 음료 값만 지불하면 5천종 이상의 고전 게 임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매장에 비치된 9가지 종류의 레트로 게임기로 직접 고전 게임을 해볼 수 있기도 하다. 이는 현대적인 가구들이 배치된 장소에서 옛 게임을 즐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해준다.
 

덧붙이는 글

레트로는 패션, 음식을 넘어서 이제는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트렌드로 활용되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계속해서 바뀌어가는 현 대사회에 싫증 난다면 과거의 문화를 토대로 한 레트로에 한껏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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