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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 한번 더 생각해보기
  • 편집국
  • 등록 2018-05-29 11:20:05
  • 수정 2018-05-29 11: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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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의 계절이 돌아왔다. 2018년도 복수전공 신청 기간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였다. 본교에서는 2학년부터 신청가능하다. 주로 인기있는 학과들은 1명에서 60명까지 제한 인원이 있으며 신청초과시 성적순으로 뽑거나 평점평균이 3.0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이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 학과들은 무제한으로 신청을 받는다. 여기서 ‘인기 있는’ 학과라는 말은 수많은 학과 중 취업 과정에 유리한 학과나 실기 능력이 필요한 예체능 계열을 말한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전자일 것이다.

 

 해마다 복수전공 인원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문과 계열에서 이공계, 경상 계열을 지원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분명 사회에서는 4차 산업 혁명이다,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인문학 콘서트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도 현장에서는 기술직을 더욱 선호한다. 인문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거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만약 필요하다면 기술자들이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그 반대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과생들은 내몰리듯이 맞지도 않는 복수전공을 선택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과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학문이 △경영 △경제 △무역 아니었던가?

 

 대학을 다니면서 선배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한 선배는 주변에 복수전공을 신청했다가 공부할 양이 너무 많고 힘들어서 포기한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원래 전공과 배우는 것이 딴판이라 적응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들은 하나의 학위만으로는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 개 이상 학위를 따 놓는 것이 승산이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문과라면 복수전공을 해야 그나마 취업 시장에 발 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꽤 들었다. 내 주변에도 국어국문학과이면서 경상 계열이나 이공계열을 전공하겠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사실 특별한 관심이 있기 보다는 순수 인문학 전공에 대한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나 특별한 관심 없이 학위만을 위한 복수전공은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요즘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정말 이것이 취업에 도움이 될지 는 보장할 수 없다. 왜냐하면 경영 전공자가 필요하다면 경영 주전공자를 뽑지 굳이 복수전공한 사람을 뽑진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전공 하나를 들을 때에는 60학점을 들어야 하지만 복수전공시 각각 42학점씩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나쁘게 생각하면 이도저도 아닌 학위 두 개를 갖게 되는 것이다.

 

 복수전공을 할 때 장점도 있다. 먼저 4년이라는 똑같은 시간 동안 여러 학문을 공부할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학문을 심도 있게 다루어 보고 싶을 때 복수전공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문-문창, 심리-통계 등 학문적 지식을 공유하는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것이 전공 지식을 더욱 깊고 넓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복수전공을 시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 대신 나의 성향과 관심사를 면밀히 판단해보고 확실한 목표를 설정한 뒤 조심스레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채선아 (국어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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