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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 박현일
  • 등록 2018-05-09 09:38:34
  • 수정 2018-05-09 09: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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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와 함께하는 남북관계 정리

 

갑작스러운 관계 전환과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남북의 상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북핵 문제의 조속하고 평화적인 해결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여가 목표인 비정부기구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와 만나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과거 냉각돼 있던 남북관계가 변화된 과정을 듣고 싶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을 지향했던 정부다. 이들 정부는 북한을 협력의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은 채 대북정책을 진행했다. 따라서 당시 남북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들은 남북관계 냉각뿐 아니라 북한의 핵 집착에 대한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남북관계 개선의 시작은 문재인 정부의 조기 출범이었다. 예정보다 훨씬 앞당겨 출범한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조기 출범 때문에 관리하게 된 평창동계올림픽을 관계 개선의 매개체로 활용했다. 이것이 10년 동안 멀어진 남북관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계기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경우 지난해부터 핵무장으로 힘을 갖춘 후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왔다. 이러한 종합적 계획이 맞아떨어진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남북의 국면 전환은 어떻게 이뤄졌나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화를 통해 남북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 을 고수해 왔다. 남한과 북한처럼 사이가 나쁜 두 세력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마침 지난 2월에 평창동계올림픽 (이하 올림픽)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속적으로 북한에 올림픽 참가를 요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신년사를 통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참가 결정 이후 실무회담과 고위급회담이 이어져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 흐름을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그가 기존의 외교 문법을 파괴하고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이 남북 관계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최대의 압박과 최대의 관여라는 표현을 쓰며 북한에 강경하게 발언한 바 있지만, 이는 고립을 자처하는 북한을 끌어내기 위한 시도였다고 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은 무엇인가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주요 의제로 뒀다. 회담을 통해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합의했으나 이전 두 정부에서 사실상 백지화됐던 사항들을 모두 이행하기로 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가을 평양을 방문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점에서 지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다르다. 지금까지는 일회성이었던 남북 회담을 정례화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 회담은 정권 초기에 진행됐다. 따라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남북대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4년간의 협의가 축적되면, 다음에 북한에 어떤 성향을 가진 정부가 들어서든 그 협의의 내용을 없던 일로 돌릴 수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비핵화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공허한 반대라고 생각한다. 회담이 11년 만에 열린 만큼 수많은 의제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비핵화를 함께 선언해 국제사회에 알린 것은 충분히 강력한 결과다. 또한 구체적 비핵화 과정은 차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이 나 다른 회담을 통해 논의할 수 있다.

 

젊은 세대와의 연관성과 향후 전망을 묻고 싶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종전 및 평화협정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발표되면 종전논의는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이다.

남북관계 문제의 당사자는 모든 한국인이고, 젊은 세대 또한 포함된다. 때문에 남북관계가 나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분단 휴전 체제 전쟁 위기는 우리의 삶을 억누르는 폭력이다.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은 그것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2030세대는 통일에 대 해 적극적 발언을 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많이 멀어졌다. 그러나 다시 많이 가까워졌다. 도발과 전쟁 위기를 이야기하던 남북한은 이제 전쟁의 완전한 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의 화해 분위기가 역사에 결정적 순간으로 남을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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