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미세먼지 발원지 논란, 중요치 않아”
  • 박현일
  • 등록 2018-04-17 09:20:38
기사수정

 

 


 

 미세먼지와 대기 질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이어온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김순태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세먼지의 성분과 영향에 대해서 알려달라


 미세먼지의 성분은 △질소산화물 △탄소화합물 △암모니아 등이다. 이 중 탄소화합물은 WHO(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암모니아는 미세먼지의 전구물질1) 로 기능한다.

 

 사람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문제로 호흡기질환을 가장 먼저 꼽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심혈관계 질환이다.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반응 △기침 △천식 등의 증상을 유발 한다. 이밖에도 PM 1 수준의 미세먼지는 후각 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과 관심이 높아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지난 2015년 당초에 기준이 없던 초미세먼지(PM2.5)가 관리 및 규제 대상으로 지정돼 기상예보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언론보도 증가 역시 한 몫을 했다. 미세먼지는 역치 2) 가 없어 그 농도가 건강 악화에 비례하지 않는다. 특정 농도 이하로 감소하면 조기사망 발생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세먼지 △대기오염 △기후변화는 모두 자원사용 감소 없이 해결할 수 없다.

 

 또한 미세먼지의 근원에 대한 논란도 이에 대한 관심에 기여했다고 본다. 미세먼지의 최대원인이 국내와 중국 중 어느 곳에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원인 분석으로 연구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추정뿐이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오염 물질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해를 거치는 과정에서 그 농도가 희석된다.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지난 2013년 이후로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평균적인 국내 미세먼지 오염 기여도는 △국내원인 40% △중국 40% △북한 및 기타 요인 20%라고 말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해결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미세먼지 대책은 모두 긍정적 시도라고 본다. 그러나 방안 자체에 앞서 시민 참여가 우선시돼야 한다. 서울특별시가 대중교통 무료 대책을 도입했을 때 도로 통행량 감소율은 1~2%대에 그쳤다. 이렇게 되면 효과도 1~2%만 따라온다. 조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효과적 대책은 시민들이 참여할 때 만들어질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 홍보 역시 중요하다. 한 해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는 5,000명 정도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는 약 20,000명에 다다른다. 음주운전과 졸음운전 방지 캠페인을 하는 것처럼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줘야 한다. 중국에 미세먼지 감축을 요구할 수 없어도 중국 및 북한과 공조해 정확한 예보 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좁은 범위만 관측해서는 예보를 할 수 없고, 넓은 범위를 확인해야 사전예보가 가능해진다.

 

부정확한 미세먼지 예보의 원인과 개인 차원 대책이 궁금하다


 일반 기상예보와 미세먼지 예보는 직접적으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일반 예보와 미세먼지 예보는 시간대별 농도 제시가 중요하다. 추가로 미세먼지는 기상 모델이 상대적으로 잘 맞지 않고, 화학 반응도 고려해야 한다. 미세먼지 측정소(이하 측정소)의 시설이 뒤떨어졌던 것도 문제다. 추가 설치됐지만 충청남도에는 지난 2016년까지 측정소가 2곳에 불과했다. 미세먼지는 농도와 성분을 모두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기에 시설 보강 또한 필요하다.

 

 개인 대책으로는 환기구나 창문을 통해 주기적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미세먼지 수치 나쁨’은 미국에서 ‘민감군에 대한 주의’다. 이는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해 가 되는 수준이라 건강한 성인은 큰 문제가 없다. 미세먼지에 고통받는 것도 시민이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도 시민이다. 우리는 미세먼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것을 알고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중대한 문제기에 모호한 최대원인을 규정하고 그것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대기 환경 개선과 건강 보호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