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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하늘은 왜 가려졌나
  • 박현일
  • 등록 2018-04-17 09: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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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냐 중국이냐… 엇갈리는 미세먼지 근원

 

 최근 몇 년 동안 봄철 일기예보에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등장했다. 특히 올해는 그전보다도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심각해져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보낸 ‘외출을 자제하고 미세먼지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알림 문자 발송 횟수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위험한 먼지,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입자크기가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로 △코 △입 △기관지 등의 호흡기로 걸러지지 않아 기관지·폐질환의 원인이다. 이는 입자 크기에 따라 PM 10과 PM 2.51) 로 구분된다.

 

 올해 미세먼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대기오염 모니터링 사이트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시의 공기품질지수2) 는 17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감은 마스크 판매량 폭증을 통해 드러났다. 실제 지난 3 월 넷째 주 인터넷 쇼핑몰의 황사용 마스크 매출은 전 주 대비 G마켓 1,815%, 옥션 1,90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교 김재훈(기계시 스템공학·4) 군은 “건강에는 아직까지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있지만, 뿌 연 풍경과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 미세먼지를 체감하고 있다”며 자신이 느끼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어디에서 오는 먼지인가

 이러한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다. 먼저 국내 미세먼지는 국내 자체의 문제로 인해 유발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는 지난 1월 △15일 △17일 △18일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이후 대책을 변경해 차량 2부제와 노후 경유차의 서울 내 운행 제한을 도입하기도 했다. ‘차량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미세먼지’라는 국내 원인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세운 것이다. 환경부 또한 자체 백서인 ‘2017 환경백서’에 사업장과 차량 등 국내원인을 미세 먼지의 주원인으로 기술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국내 미세먼지의 가 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김순태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봄철 수도권 미세먼지(PM 10)에 대한 기여도는 △중국 53% △수도권 30% △비수도권 11%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 2.5) 역시 △중국 59% △수도권 27% △비수도권 12%로, 국내 요인의 기여도를 모두 합쳐도 중국의 기여도에 미치지 못했다. 본교 박형근(법학·2) 군 역시 “미세먼지의 최대 원인이 중국이라는 주장은 대체로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힘을 실었다.

 

혼란 겪는 미세먼지 대책

 

 올해 실행된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대중교통 무료 운행에 3일간 145억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미세먼지(PM 2.5) 배출량 저감은 1.1톤으로 평균의 3.3%를 절감한 데 그쳤다. 이에 일각에선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된 것이 비교적 최근이기 때문에 대책 수립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참고할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미세먼지 측정소는 지난해 기준 전국 328곳에 불과하다. 69%를 기록한 미세먼지의 예보 정확도가 92% 의 일반 기상예보 정확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데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 측정소를 추가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최근 인천광역시는 기존에 15곳 설치됐던 미세먼지 측정 소를 23곳까지 늘렸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예보에 맞춰 시행되므로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수의 데이터에 기반한 정확한 예보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미세먼지 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국민들의 자체 대응을 지원하는 것이 대책의 일환 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경기도와 서울시는 각각 간선 급행버스 이용객과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무료 배포했다.

 

 미세먼지 수치의 악화는 많은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며, 대책 역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측정소 인프라 구축과 함께 마스크 착용, 야외활동 자제와 같은 자발적 대책 또한 필요해 보인다. 대기환경 개선과 건강 보호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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