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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향 일으킨 ‘미투운동’
  • 윤지솔
  • 등록 2018-04-02 10: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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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too’는 공감의 표현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운동’이 지속되며 성추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대학가 내에서도
성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으며, 본교 김인규 총장 또한 지난달 6일 교내 홈페이지에 미투운동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글을 띄운 바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투운동의 흐름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미투운동, 태동부터 현재까지

‘미투’라는 용어는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이는 미투운동 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타라나 버크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2006 년 뉴욕에서 유색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해 비영리 단체 ‘저스트비 (Just Be)’를 설립하고 미투 캠페인을 벌인 것이 미투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미투운동이 불붙듯 번진 것은 작년에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가 트위터 해시태그로 ‘#metoo’를 사용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성 추행을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미투운동 관련 고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 △문화 △정치 전반의 다양한 분야로 활발하게 대두된 미투 운동은 △시인 고은 △배우 오달수 △정치인 안희정 △영화감독 김기덕 △배우 조민기 등 각계 유명인사들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로 이어졌고,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조민기의 경우에는 성추문 의혹이 발생한 후 경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더 했다.

목소리 하나하나가 모여 용기가 되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성추행 및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쏟아짐에 따라 그에 따른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고은의 경우 노벨 문학상 후보로까지 언급됐던 유명 시인이지만, 성추행 폭로 이후의 부정적 여론에 따라 기존 작품들마저 교과서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 해 있다. 배우 오달수의 경우 논란이 불거지자 촬영하고 있던 영화에 서 하차했으며, 정치인 안희정에게는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 됐다. 이처럼 미투운동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릴 수 있는 창구로 작용하며, 그에 대한 여론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러한 여론에 힘입 어 사법기관의 사실조사가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늦게나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투운동의 의의로 ‘타인의 행동에 용기를 얻은 피해자들 이 피해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김기덕 감독 사건의 경우,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던 배우의 폭로를 시작으로 이에 힘입은 다른 피해자들 또한 피해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투운동의 창시자인 버크는 “미투는 ‘나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 ‘너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라는 의미”라며 이 운동이 갖는 연대적 힘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본교 김성호(토목공학·2) 군은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밝히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미투의 이면, 그리고 펜스룰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투운동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미투운동의 흐름을 악용하려는 누군가에 의해 사적·정치적 피해 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배우 곽도원의 사례에 서 비슷한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곽도원과 그의 변호사는 연희단 거리패 대표 이윤택을 고소한 후배로부터 협박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후배로부터 ‘말 한 마디면 당신도 매장시킬 수 있으니 금품을 달 라’는 협박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위 사건을 통해 미투운동이 사적이득을 취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 피로감을 느낀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펜스룰’이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펜스룰이란 미국의 부통령 마이클 펜스의 “아내 외의 다른 여자와는 절대로 사적인 자리에서 식사하지 않겠다” 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불필요한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서 행 한 그의 철칙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통용되는 펜스룰은 ‘혹여나 발생 할 수 있는 성추문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여성직원을 업무나 회식에서 무조건적으로 배제하는 행동으로 나타나 ‘성차별적’ 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은선(서양화·미술경영·3)양은 “펜스룰을 통해 양성간의 벽이 생기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투운동의 창시자 버크가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 럼, 미투운동은 성별에 관계없이 성폭력 희생자를 돕기 위한 운동이다. 버크는 “여성피해자가 다수기 때문에 미투운동을 여성이 주도하 고는 있지만 남성과 여성은 적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남성이 일상 에서 여성을 배제하려고 하는 태도는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윤지솔 기자│solth14@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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