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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통해 알아본 개성 있는 나이문화
  • 임진우 정기자
  • 등록 2018-03-02 1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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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적규정나이부터 연장자를 대하는 태도까지
앞서 ‘한국식 나이’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나이문화에 관해 본교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나이 문화는 어떠할까요. 당사자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최상일(생명과학·4) “한국은 아직 세는 나이가 더 편한 분위기”

 

 우리나라는 새해가 되면 한 살을 더 먹게 됐다고 축하메시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해마다 나이 먹는 것을 당연시해요. 사회에서는 세는 나이가 일반적인거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굳이 만 나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 나이로 계산하게 되면 각자 나이를 먹는 시점이 제각각이므로 나이 계산이 번거로워질 것 같아요.

 

 나이를 알아야 상대방을 어떻게 대할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첫 만남에 나이를 물어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나이를 묻는 문화가 우리 나라의 수직적인 구조에 영향을 미친것 같기도 해요. 물론 연장자의 행실이 옳다면 당연히 따르게 돼요. 하지만 흔히 ‘나잇값을 못 한다’는 말 처럼 존중받지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의 말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언어적 존대는 하겠지만 마음속에서 우러난 존경은 아니라는 거죠.
 



정신이(어학당·5급) “중국에도 선후배간 관계는 엄격”


 개인적으로 한국의 세는 나이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저는 어렸을 때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거든요. 만 나이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18살이 되면 성인으로 인 정받아요. 이때부터 정식적으로 신분증이 발급되는거죠. 첫 만남에도 문화적 차이는 있어요. 중국에선 초면에 나이를 물어보는 것은 실례되는 행동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지양해요. 그렇다고 한국에서 초면에 나이를 물어보는 문화가 불편한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는 간단히 대답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에도 연장자에 대한 존대문화가 있어요. 선배 말을 잘 따라야 하는 문화가 있기도 하고요. 선후배간의 관계가 엄격해 말을 안 들었을 경우 심하게 혼나기도 하는 편이에요.




배트볼드(어학당·5급) “몽골에서는 모두 친구랍니다”

 

 몽골에서는 만 나이를 사용해요. 0살로 시작해 생일 이 돌아올 때마다 나이를 먹게 되죠. 그래서 저번주에 친구들이 생일 파티를 열어줬을 때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몽골 나이로 19살이 됐는데 케이크 초를 20살로 준비 해줬거든요. 그 때 처음으로 한국과 나이가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게다가 몽골은 한국과는 달리 높임표현도 별로 없어요.

 

 그래도 문화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아요. 초면에 나이를 묻는 것도 괜찮아요. 몽골에서도 여자한테 나이를 물어보는 건 무례하지만 남자끼리는 편하게 묻곤 하거든요. 다만 차이점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는 점이에요. 제 친구들이 30대 정도인데 한참 후에 제 나이를 알고 나서 놀랐다고 해요.
 


후엔 짱(어학당·5급) “베트남에선 음주, 흡연도 연령제한이 없어”

 

 만 나이를 이용하는 베트남에서는 첫 만남에 나이 를 거의 묻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첫 만남에 나이를 물어보는 문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오히려 상대방의 나이를 빨리 알고 싶을 정도예요. 한국에선 나이를 모르면 상대방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모르잖아요? 베트남에선 이런 호칭이 없고 한국에 와서 알게 됐는데 좋았어요. 언니나 오빠같이 상대방에 대한 호칭을 정리하는 문화는 호기심이 가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에요.

 

 한국과 다르게 베트남은 나이에 대한 존대 문화라든지 규제가 거의 없어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것도 자유로워요. 물론 어린사람이 술이랑 담배를 하면 안 좋은 시선을 받기는 하지만요.

덧붙이는 글

이렇듯 대한민국의 주변 나라에서는 모두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각각의 문화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 서로의 나이를 알아가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인터뷰 말미에 기자의 질문을 통해 서로의 나이를 알고 놀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나이를 몰라도 서로 친한 이들처럼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되는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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