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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대세로 떠오르는 무인점포를 만나다
  • 임진우 기자
  • 등록 2017-11-27 11: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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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바쁜 시간을 절약해줄 새로운 패러다임
경제 발전에 따라 최저시급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에 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현재 외국에서는 그 대책으로 무인점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직원이 없다는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기자는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 경험해 보기 위해 직접 무인점포를 찾아가봤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잠실역·롯데월드타워) “내 손에 지갑 있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국내최초로 핸드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무인점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였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이곳은 카드에 정맥을 등록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데, 오직 롯데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니 반드시 챙겨가길 바란다. 입구 옆 정맥등록기계에는 직원이 안내를 도와주고 있었다. 과정이 복잡해 보였지만 스마트폰 지문등록처럼 4번 정도 손바닥을 붙였다 뗐다 하니 금세 등록됐다.

 

 설렘을 가지고 들어선 매장은 여타 편의점과 다를 바 없었다. 우리가 즐겨먹는 삼각김밥부터 생필품까지 모두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곧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하나는 음료수 진열대가 유리막으로 막혀있어 버튼을 눌러야만 열린다는 것이었다. 멀리서 누르면 열리지 않는걸 보니 사람을 인식하는 센서가 있는 듯 했다. 또 성인인증을 위해 핸드폰 번호를 입력한 후 정맥인증을 완료해야 구매가 가능한 담배 자판기도 특이했다. 그렇게 이곳저곳 구경을 마친 기자는 목이 말라 맥주 한 캔을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는데, 앞서 온 손님들이 바코드스캐너로 인식되지 않은 상품들의 상품코드를 직접 입력하고 있었다. 아마 많은 물건을 올리면 인식되지 않는 물건이 생기는 듯 했다. 이는 차차 해결해 나갈 무인점포의 과제인 것 같았다. 잠시 뒤 기자의 차례가 됐고 터널 형태의 스캐너에 맥주를 통과시키자 제품이 인식됐다. 그렇게 결제를 진행 하려는 순간, 갑자기 “잠시만요!”라는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고 보니 주류제품은 주류법상 직원과의 대면을 거쳐야만 구매를 할 수 있었다. 정맥인증으로 무사히 맥주를 계산하면서 마침내 30분 가량의 쇼핑이 끝이 났다. 여러 가지로 신기한 곳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아무래도 지갑 없이 결제가 가능했던 점이다. 지갑을 자주 놔 두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다른 분야에서도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치카페 (강남역) “이제 눈치 볼 필요 없답니다”

 

 강남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무인카페는 앞서 갔던 무인편의점과는 다르게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저기요? 누구 없어요?”라는 말에도 침묵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 후 아담한 매장을 둘러보면서 천천히 커피판매기로 다가가 봤다. 옆에는 사용법이 적혀있었는데 원하는 메뉴를 고르고 카드로 결제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시스템이었다. 메뉴는 씁쓸한 아메리카노부터 달콤한 밀크티까지 꽤 다양하게 구성돼있었다. 평소 메뉴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는 기자였지만 눈치 볼 사람이 없다는 점은 기자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HIT’가 써져있는 카페라떼를 골랐다. 30초 정도를 기다리니 자판기와 같은 방식으로 커피가 나왔는데 평소 가는 카페와 비교해보면 기다리지 않은 거나 다름 없었다.

 

 사실 자판기처럼 나오는 커피라 별로 기대하진 않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달랐다. 예상과는 다르게 커피의 양이 적지 않아 한 번 놀랐고, 맛도 기존 카페에 뒤지지 않을 정도여서 두 번 놀랐다. 학교 근처에 있다면 매일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눈치 보지 않아도 돼서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운 생각이 스쳐갔다. 그래도 이런 단점을 잊게 할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했는데 가장 비싼 메뉴가 2300원이었다. 이곳이라면 언제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 사드릴게요”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덧붙이는 글

이렇게 무인점포의 다양한 매력을 맛보고 왔다. 솔직한 평가를 내리자면 아직 불편한 점은 몇 가지 있으나 이용시간이 극도로 단축된다는 측면에서 기존 점포보다 훨씬 편리했다. 일반점포와 무인점포 중 무인점포를 선택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아직 실용화 단계에 올라설 만큼 인식 시스템이 발 달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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