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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산물 VS 차별의 수단, 당신의 생각은?
  • 고재욱
  • 등록 2017-11-13 13: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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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인드 채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문재인 정부는 올해 7월 5일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발표했다. 이에 총 322개의 공공기관 전체와 일부 민간 기업이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시행했으며, 향후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본 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어떨까. 본지에서는 거리로 나가 직접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조성호(선박기관사·20)
“블라인드 채용, 편견 없이 사람 선발 가능해”
 
 이력서를 보지 않고 면접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학력 △가족관계 △출신 지역 등을 평가 척도로 활용하면 분명 어쩔 수 없이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모두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기도 전에 스펙만을 보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확실히 불합리한 처사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은 직종에 알맞은 지식 및 능력을 보고 채용을 하기에, 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을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내부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모상혁(인하대학교·23)
“학력 및 배경도 개인의 능력 될 수 있어”

 면접만을 통한 직원 채용 방식에는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학력은 지원자가 학창 시절 당시 얼마나 학업에 노력을 기울였는지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고용주는 해당 척도를 통해 지원자가 회사 내에서 얼마나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고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남들과는 다른 어려운 가족관계에 위치하더라도 이것이 무조건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족이라는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해 서류상 가족 관계를 명시하는 것을 꺼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숨기지 않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한 사람의 △학력 △성장배경 △분위기까지 모두 고려했을 때, 채용할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이원재(경기대학교·25)
“적절한 제도지만 무조건적인 도입은 No!”

 학력이나 스펙을 보지 않고 선발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 자체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군대 2년을 포함한 총 5년의 사회생활을 통해 느낀 점은 학력이나 스펙보다 적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 대한 적응력이 채용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하며, 단순히 학력과 같은 평가척도로 요소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 정부가 공기업을 대상으로 무조건적인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 상황에 블라인드 채용 까지 적용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피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게 될 것이고, 경쟁률은 더 높아져 실업률 또한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황영하(재수생·20)
“취준생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

 블라인드 채용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것들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같은 극심한 경쟁사회에선 스펙 쌓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본 제도는 무한경쟁사회를 회복시키는 것보다 다른 방향의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 면접으로만 평가한다고 해도 해당 면접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경쟁이 붙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벽이 분명히 존재한다. 키나 몸무게를 서류에 적지 않아도 면접에서 마주볼 때 보이는 모습에 의해 평가될 것이고, 학력이나 가족 관계 또한 면접관들이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로 나는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반대한다.


덧붙이는 글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 다양한 찬성·반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많은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부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돼 취업준비생들의 노력이 빛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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