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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인간다움을 위한 책임감, 그 소중함을 알라
  • 안나리 신문편집국 사회팀 정기자
  • 등록 2017-07-07 10:29:27
  • 수정 2017-07-07 13: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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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 쓸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사회에서 사람들은 책임지기를 싫어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주어지는 책 임의 무게를 덜어내고자 한다. 그런 회피가 나쁘지 않다고 위로하는 책 『모나드의 영역』은 ‘신에 가까운 존 재’를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 기괴한 존재는 어느 날 미술대학 교수인 유이노의 몸을 빌 려 사람들의 앞에 나타난다. 그는 미래와 과거를 알아맞히는 신비한 능력을 보여줬고, 사람들은 그에게 자 신이 저지른 사고와 죄를 수습해 달라고 애원한다. ‘신에 가까운 존재’는 인간들이 무책임하다며 부탁을 거 절하지만, 정작 본인에 대한 비판에는 등돌리며 자신 또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결론적으로 그의 주장 은 세상에 ‘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때문에 책임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신에 가까운 존재’가 건낸 달 콤한 이 말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친절한 배려로 다가온다.

 

 얼핏 봤을 때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일반적 불만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관대한 작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바로 위안부에 대해 망발을 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작가 ‘쓰쓰이 야스 타카’다. 그는 『모나드의 영역』에서도 위안부 문제가 예민하게 굴 사안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결국 타인을 위한 관대함이 아닌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로 책임의 무게를 내려놓길 권유하고 있는 것이 다. 버티기 힘든 책임을 조금 내려놔도 좋고 생각의 자율성도 보장해야 한다지만, 우리에게는 반드시 책임 져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과연 필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는 무엇일까. 바로 ‘인간성’ 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때이다.

 인간성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사회에서 더 많은 보장과 보호를 받는 삶을 위 해 필요하다.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 살 수 있는 세상은 골치 아픈 고민이 존재 하지 않는 이상적인 세계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느껴지는 고통 때문에 책임을 부정적인 존재 로 인식하고 외면한다면 우리는 살인까지도 인정해버려야 할지 모른다. 그런 세상은 ‘남’에 대한 배려와 공 존 없이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과거의 원시시대와 다름이 없다. 인간성이라는 단어조차 없는 무질서 한 세계인 것이다. ‘책임을 포기하는 것’도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는 책에서 말하는 하 나의 권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를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책임의 무게가 갖는 중 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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