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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된 비대위 운영, 해결해야 할 과제는?
  • 이규현 기자
  • 등록 2017-05-29 10: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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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위에 놓인 총학생회 임무들 짚어보다


학생권리 1년 책임지게 된 비대위


지난달 3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가 해체된 후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는 총학생회 선거관련 안건을 확운위에 상정했다. 본교 학생 최고 운영기구인 확운위는 학생총회 무산 시 의결할 수 있는 의결기구이며, 학생회칙 제 34조에 따라 주요 학생대표자들로 구성돼있다. 안건 상정 후 확운위는 지난달 △5일 △20일 △27일 세 번에 걸쳐 개최됐다. 안건내용은 4차 중선위를 구성해 총학생회 선거를 다시 진행할지, 아니면 현재의 비대위에 차장단을 모집해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할지에 관해 심의·의결하는 것이었다. 확운위는 △확운위 위원들의 상황설명 요청 및 의결(1차) △3차 중선위와 봄, 바람 전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의 상황설명(2차) △중선위 및 봄, 바람 전 선본의 최종 발언 후 확운위 위원들의 최종의결(3차)을 진행했다. 결과는 과반수로 ‘비대위 체제 유지’로 결정됐으며, 이에 따라 총학생회 선출은 최종 무산됐다.

 

 위와 같이 선거에 관한 모든 업무는 학생회칙에 따라 중선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져야 하므로, 이번처럼 확운위에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성(사회체육·4) 위원장은 “중선위는 중운위의 임시적 하위기구이기 때문에 중운위에서 확운위로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해 확운위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총학생회 선출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왜 학생총회가 아닌 확운위에서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학생총회에서 안건이 상정돼 의결됐으면 더 좋았겠지만, 학생총회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고 준비기간도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어려움이 있어
확운위에서 의결했다”고 말했다.

 

비대위, 기존 총학생회 복지사업들 재개하다


 이전부터 총학생회에서 이어져오던 학생복지 사업·정책에는 △학생복지요구안 △축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사업진행 △시험격려사업 등이 있다. 비대위는 이번 학운위 결정에 따라 해당 업무들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학생복지요구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오늘(월) 있을 중운위 회의에서 최종 학생복지요구안을 만들어 학생지원처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본교 축제의 경우 봄축제와 가을축제로 나눠 1년에 총 두 번 개최되는데, 이번 봄축제는 ‘봄봄봄문화행사’라는 이름으로 오는 29일(월)부터 31일(수)까지 진행된다. 가을축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비대위 최인준(플랜트·건축공학·4)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2학기 개강 직전 축제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10월 19일 확운위의 결정에 따라 총여가 총학생회 산하기구가 되면서, 기존 총여 사업진행은 올해 비대위에서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비대위 복지국에서 여성용품 자판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판기는 각 강의동마다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험격려사업에 대해서는 “중간고사 시험격려사업 때는 총학생회 선거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진행하지 못했다”며 “이제 비대위 체제가 확정됐으니 다가오는 기말고사부터 시험격려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앞에 놓인 주요 현안들

 

 본교는 내년 초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총장도 부재한 만큼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같은 본교 상황으로 인해 비대위에 주어진 사안으로는 △학생회칙 개정 △학사구조 개편 △총장선출관련 행동계획 등이 있다. 이번 학과구조 개편을 겪으며 많은 학생들이 반발했고, 지금은 대학본부에서 세부적인 학사운영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비대위 차원에서의 행동도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학사운영에 관한 개편안은 향후 학과 인원과 커리큘럼을 결정하는 만큼 매우 막중한 임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단과대학별로 대학본부 측에 학사구조 관련 최소요구안을 제출했다”며 “후속조치는 대학본부로부터 개편 결과가 나온 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사구조 개편 공청회는 지난 공청회처럼 짧은 기간에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학교 측에 최소 2달 이상의 기간 동안 5번 이상의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총장선출관련 사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학내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총장
이 선출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작년 폐지한 총장추천위원회 (이하 총추위) 부활에 관해서는 “만약 총추위 부활을 계획한다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도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만 답변했다.

 

 마지막 문제로 학생회칙 개정이 있다. 작년 학생대표자 선거 진행 당시 2015년 개정된 학생회칙(이하 15년도 회칙)이 공고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올해 중운위는 15년도 회칙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비대위는 바로 직전 개정된 2004년에 개정된 학생회칙(이하 04년도 회칙)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04년도 회칙에는 지금은 폐지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총여학생회 △학생복지위원회 자치단체 및 기구들이 그대로 명시돼있는 등 현재 학내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학생회칙 개정에 관한 의결은 확운위 이상 단위의 의결기구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총회 혹은 다음 확운위에서 개정돼야 한다. 학생총회에 대해 김 위원장은 “2학기 개강 후 한 달 안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학생 목소리 대변할 수 있는 비대위로 거듭나길

 

 조정윤(국제관계·4) 양의 “학과구조 개편안 논의 당시 비대위가 대처는 빨랐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는 말처럼 그동안 비대위의 한계점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제 확운위에서 비대위 체제 유지가 결정된 만큼 비대위는 위와 같은 한계점들을 없애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차장단을 모집하고 있다”며 “차장단은 단과대학 학생회장들로부터 1인씩을 추천받아 면접 중에 있으며, 이번달 내에는
비대위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말한대로 현재 비대위가 단과대학 학생회장들로 구성돼있는 터라 현재는 비대위 회의와 중운위 회의를 같이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추후 비대위 차장단이 뽑히면 원래대로 비대위 회의는 중운위 회의와 분리돼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되, 중운위 업무 회의 때는 차장단을 퇴장시키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총학생회를 대신하고 있는 학생 최고대표기구로, 최고운영기구인 중운위와는 엄연히 다른 기구이다. 그동안 비대위와 중운위 구성원이 동일하다는 특수한 상황으로 회의가 같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비대위에 차장단이 모집되면 학생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식적인 비대위 회의가 따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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