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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 기성세대의 경험에서 얻는 조언의 메시지
  • 편집국
  • 등록 2017-05-12 13:09:15
  • 수정 2017-05-12 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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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tvN의 특강쇼 ‘어쩌다 어른’ 72회에는 사회심리학 박사 겸 고려대학교(심리학과) 허태균 교수가 초청됐다. 강의 중 그는, 기성세대가 한국 경제성장의 과정 속에서 경제발전을 경험하며 높은 자부심과 주 체성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로 이 자부심과 주체성 때문에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가 생각할 영역까지 마음대로 침범해 판단했고 세대갈등을 일으켰다. 이들은 청년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않은 채 오로 지 자신의 주관을 강요하며 그들의 결정 범위를 침범했다. 결국 ‘꼰대’와 같이 부정적인 수식어가 기성세대 를 대표하는 말이 됐다. 하지만 모든 어른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영화 인턴의 벤 휘태커는 우리에게 현 명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70세의 나이를 가진 벤은 시니어 인턴쉽 프로그램 전단지를 보고 ‘스타일 더 핏’에 지원한다. 회사의 사장 줄스는 인턴 합격자 중 한 명을 자신에게 배정한다는 말에 “노인은 별로다”라며 탐탁지 않아 한다. 하지 만 그녀의 인턴이 된 벤은 특유의 관찰력과 친화력으로 직원들과 대화하며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줬다. 또한 40년 동안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줄스의 조언자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한편 회사가 성장하면서 일상의 여유가 없어진 줄스는 ‘CEO 고용을 고려했으면 한다’는 회사 투자자들 의 생각을 전해 듣는다. 그녀는 고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사안을 검토하기로 한다. 회사의 중요 결정을 CEO와 분담하게 된다면, 회사일로 바빠 아침과 잠들기 직전 시간대에만 얼굴을 겨우 볼 수 있던 남편과의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고민을 벤에게 털어 놓는다. 벤은 결국 CEO를 영입하기로 한 줄스에게 “회사는 사장님을 필요로 하고 사장님에게도 회사가 필요하다”며 “회사에 당신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들어와도 그들은 사장님이 아는 걸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줄스는 CEO 에게 생각이 바뀌었다는 전화를 걸기로 마음먹고, 벤을 찾아간다.

 

 사람들은 기성세대를 묶어 새롭지 못하고 지루하며, 고집불통일 것이라고 속단한다. 벤을 만나기 전의 줄스와 같이. 하지만 이 영화의 70세 인턴은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사장에게 예의를 갖춰 대우했으며, 특 히나 조언을 할 때에는 상대방의 상황과 기분이 어떨지 지켜본 뒤 지혜롭고 경험 어린 답변을 줬다. 이처럼 기성세대는 우리가 한정된 선택지 중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고 있을 때, 자신의 오랜 경험을 통해 찾은 새로 운 선택지를 권할 수 있다. 우리는 ‘난 배울 만큼 배웠고 어른들의 판단은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기성 세대들은 살아온 시간만큼 숱한 일을 겪으며 단단해진 사람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기성세대를 섣불리 규정 하면 안된다. 또한 기성세대들도 본인 삶의 성과를 무턱대고 권하기보단 상대방의 상황을 확인한 뒤 제안 해야 한다. 그로부터 오는 현명한 조언은 우리에게 적절한 판단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임소연 기자│acha@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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