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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나라, 필리핀을 다녀오다
  • 편집국
  • 등록 2017-05-10 16:10:20
  • 수정 2017-05-10 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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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2일, 필리핀 여행 출국 전날 기사를 하나 봤다. 50대 한인사업 가가 필리핀 경찰청에서 무참히 살해됐다는 내용이었다. 필리핀이 치 안이 안 좋은 나라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현지 경찰이 납치를 돕고 살해 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걱정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여행 전 날이기도 하고 첫 해외여행인지라 큰 결심을 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당일, 출 발부터 삐끗했다. 비행기가 2시간이나 지연이 됐다. 일찍 준비를 하고 나와서 허무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면세점을 돌아봤다. 여행이 끝난 후 입국 할 때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인 것 같기도 했다.

 

 약 4시간 정도 걸려 세부막탄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서자 마자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첫 일정은 동남아 여행 필수코스라고 불 리는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숍에서 공항으로 픽업을 나와 편안히 갈 수 있었다. 숍은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며, 이름은 ‘라마스파’였다. 필리 핀 첫 여행이라고 하니 주의사항부터 꿀팁을 친절히 알려줬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은 환전한 화폐들을 하루에 사용할 금액만 소지하여 외부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다. 돈을 다 들고 다니다가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잃어버린다면 최악의 여행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 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돈을 잃어버렸을 때도 하루치만 잃어 버리게 돼서 부담감이 덜 할 것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라마스파 사장님 도 믿을 수 있을지 의심했다. 하지만 마사지를 받고 저녁을 먹을 때 짐 을 맡아주셨다. 또한 마지막 날 마사지를 받을 때도 비행기 시간이 여 유가 있는 것을 알고 마사지를 받고 난 후 더 쉬다가게 해주시는 등 우리가 편하게 놀다갈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주셔서 의심이 들었던 마음이 오히려 죄송스러웠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은 막탄에 위치한 ‘노드트로픽 호텔’이다. 호텔 이 완전 구석에 있어서 현지 택시기사들도 호텔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잘 몰랐다. 심지어 호텔 입구 골목이 공사를 하고 있어서 도로가 고르 지 못해 호텔까지 길을 안내해 택시를 타고가면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 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호텔을 들어갈 때마다 주위에 유명한 호텔 하 나를 말하고 걸어 들어갔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걸어다니면서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을 볼 수 있었다. 길거리 음식으로는 주로 빵 종류의 후 식들이 많았다. 집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 검정고무신에 나오 는 집들보다 더 허름했고 창문이나 문 같은 시설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집들도 있었다.

 

 밤에 호텔을 들어갈 때는 잡상인들이 골목 끝까지 쫓아와서 무서 웠다. 호텔까지 들어가려면 두 개의 문을 지나야하는데 문마다 가드 (guard)들이 지키고 있었다. 가드가 첫 번째 문을 바로 열어주고 잡상 인들을 내쫓아서 무사히 호텔에 들어올 수 있었다. 가드들은 필리핀 모 든 가게마다 한명씩 있었다. 경찰은 아니지만 사설 경비업체 또한 아닌 것 같았다. 밤에 거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역시 치안이 안 좋았다는 것이다. 남자 네 명이 지나가도 현지인들이 괜히 말을 걸면서 따라오 거나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버스들이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것을 보면 괜히 와서 클락션을 울리고 가는 등 위협감을 많이 느꼈다. 섬의 나라 인 필리핀으로 여행간 만큼 호핑투어를 계획했다. 호핑투어란 배를 타 고 나가 바다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하는 활동이다. 여행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호핑투어 업체 로 갔다. 엄청 구석에 있어서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았던 호텔 주위에 업체가 있어서 신기했 다. 호텔에서 걸어서 1분만 들 어가니 나왔다. 호핑투어를 진 행하기 위해 툰두 섬 부근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다이 빙을 도와주는 현지인들이 사 진도 같이 찍어줬는데 현지인 들이 엄청 쾌활했다. 자기들끼리 장난도 많이 치고 한국어도 능숙해 한 국 관광객들 말을 따라해서 시간가는줄 몰랐다. 이분들을 보면서 필리 핀의 여유로움을 느낄 정도였다. 첫째 날은 비행기가 지연이 돼서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갔던지라 처음으로 여행을 온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한국인 관리자 분들도 현지인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처럼 잘 안 내해줘서 더욱 재미있었다. 스노클링을 하고 올라오면 배에서 꽃게를 넣고 라면을 끓여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이빙, 스노클링을 하고나서 마지막 일정은 낚시이다. 조그만한 사각형 모양으로 된 두꺼운 박스 같 은 것에 낚싯줄을 묶고 돌과 미끼를 달아서 바다에 떨어뜨려서 기다리 면 된다. 배에서 한명이라도 물고기를 잡으면 모든 사람들이 그 물고기 로 돌아가면서 인증 샷을 찍었다. 예상외로 사람들이 물고기를 매우 잘 잡았다. 친구들도 두 마리씩 낚시를 성공했는데 나는 아무리 자리를 바 꿔 봐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해서 아쉬웠다.

 

 


 

 

 

 사진을 제일 많이 찍었던 곳은 탑슨 일몰장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몰장을 잘못 만든 것 같다. 동쪽은 탁 트여있는데 해가 지는 서쪽에 는 나무가 많아서 일몰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산꼭대기라 그 런지 막탄과 세부 도시가 한눈에 보였다. 사진 찍기 정말 좋았다. 다행 히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서 사진을 여기서 많이 건졌다. 일몰장이 산 꼭대기이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올라가야한다. 하지만 현지 택시기사들은 비포장도로나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 등에 예민하다고 한다. 그래 서 많은 택시기사들이 탑슨을 가자고하면 가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도 처음 택시를 잡았을 때 위와 같은 이유로 승차를 거부당했다. 두 번째 택시기사는 1500페소를 불렀다. 그동안 택시비로 500페소 이상 써본 적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원화로도 3만원이 넘는 돈이 었다. 1000페소까지 흥정을 한 다음에 그 택시를 타고 올라갔다. 길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고 구불거렸다. 애초에 일몰장까지 올라오려는 택시가 없기 때문에 다시 내려갈 때도 타고 올라온 택시를 대기 시켰다 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고 후기를 봤었다. 올라올 때 1500페소를 부른 택시기사에게 기다리라고 하면 얼마를 달라고할지 몰라서 도착하고 그 냥 내리려고했다. 그런데 오히려 기사아저씨가 먼저 기다리겠다고 제 안을 해서 고민을 해보고 알겠다고 했다. 다 놀고 돌아온 후 숙소로 돌 아가기 위해 택시기사와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터기요금 플 러스 200페소를 주겠다고 했다. 기사아저씨는 올 때도 미터기를 키지 않았기 때문에 미터기를 키라는 우리의 말에 꽤 당황한 듯 했다. 한 시 간 넘게 기다렸는데 우리가 혹시 택시 승차를 안 할 것을 우려했는지 아저씨는 800페소를 처음에 불러서 600페소까지 흥정을 해서 내려갔 다.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갑’의 입장에서 흥정을 해봐서 느낌 이 묘했다. 우리나라든 필리핀이든 외국인이면 미터기를 키지 않고 비 싼 요금을 받는 일부 양심 없는 택시기사들이 있는 것이 존재하는 것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셋째 날 저녁 한국에서도 가보지 않은 클럽을 가기로 했다. 원래 계 획했던 곳은 세부 망고스퀘어에 위치한 ‘줄리아나 클럽’이었다. 줄리아 나 클럽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기사아저씨가 외국인들에게는 밤 에 망고스퀘어 뿐만 아니라 세부도시가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줬다. 왜 냐하면 망고스퀘어에 술집이나 클럽이 많은데 대부분 전과가 있는 사 람들이나 범죄자들이 차명으로 운영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번 주 (여행 날짜 기준)에도 현지인끼리 총기사고가 일어났다고 했다. 그 말 을 듣고 무서워서 택시 내에서 비교적 안전한 막탄 도시에 있는 클럽을 검색해서 ‘로터스 클럽’을 찾았다. 클럽은 12시부터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흥이 많은 필리핀 사람들도 많이 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춤을 추는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알 수 없는 춤을 혼자 중앙 무대로 나가서 추거 나 구석에서 맥주를 들고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클럽에 서도 필리핀 사람들의 여유와 흥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시간에 쫓겨 사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규현 (경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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