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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o Room for Racism
  • 김민제 수습기자
  • 등록 2023-05-08 20: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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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소속된 모 축구팀의 팬이다. 어릴 적부터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옆에서 축구 경기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팀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런데, 축구계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기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오래 묵은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인종차별이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인 비니시우스는 작년 한 경기에서 득점을 한 뒤 세레머니로 춤을췄다. 이후 이것을 본 에이전트 페드로 브라보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스페인에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하며 원숭이처럼 굴어서는 안된다”라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이에 SNS에서 동조하는 여론이 형성되며 많은 사람들이 비니시우스를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심지어 그 후 라이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해당 팬들은 인종차별적인 응원가를 부르며 비니시우스를 비난하기까지 했다.

 관중들의 인종차별적인 행위는 근래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레알 마요르카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경기에서는 이강인의 득점 순간 관중석에서 눈을 찢는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또한 지난달 5일,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의 경기에서 인터밀란 소속 선수인 로멜루 루카쿠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자 유벤투스의 팬들이 인종차별성 구호를 외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행위는 19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고질병처럼 남아있다.

 문제를 개선하고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모든 선수들의 유니폼 팔 부분에 ‘No Room for Racism’, 즉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패치를 달게 했고 스페인 라리가는 “라리가에서 혐오 표현은 설 자리가 없으며, 혐오 표현이 이뤄진다면 라리가가 구단과 협력해 정의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이처럼 선수와 구단 차원에서 관중들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축구계만이 가진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인종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한 채 타인종을 비하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인종은 지역과 신체적 특성에 따라 구분한종류일 뿐,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민제 수습기자 Ι k.minj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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