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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제품의 비밀! 컬러 기호학
  • 편집국
  • 등록 2023-04-13 15:16:34
  • 수정 2023-09-14 14: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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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화(시각정보디자인) 교수

 

 화사한 봄 4월, 어떤 컬러의 옷을 살까? 독일 언어학자 테오 반 레이우엔(Theo van Leeuwen)이 그의 저서 컬러의 언어(The Language of Colour)에서 세상은 점점 더 컬러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트렌드를 반영하듯 점점 다양해져가는 매장에 진열된 옷들을 보면서 내추럴 베이지? 시크 그레이? 어떤 컬러를 구입해야 할지 요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 브랜드, 컬러, 모양 등 여러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컬러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파워풀한 요소라고 주장된다. 따라서 잘 선택된 컬러의 제품은 전략적으로 계획된 메시지를 잘 전달하여 소비자의 구입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대로 적당하지 않은 컬러의 제품은 의사소통의 오류를 야기하여 결국 마케팅 실패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잘 팔리는 컬러 선택의 한 벙법은 컬러가 전달하는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컬러 의미에 대한 한 실험을 진행했다. 20-30대 남녀 16명에게 흰색 도화지와 그림물감을 나눠주고 6개 형용사(시원한, 따뜻한, 남성적, 여성적, 무거운, 가벼운)에 대해 시각화 할 것을 요청했다. 아래에서 왼쪽 그림은 참여자들이 형용사 여성스러운을 표현한 그림들이다. 오른쪽 그림은 매트랩(MATLAB)을 이용해서 각 참여자가 그린 그림의 픽셀을 하나 하나 세서 가장 많은 면적에 사용된 컬러를 위에서부터 6개 형용사(시원한, 따뜻한, 남성적, 여성적, 무거운, 가벼운) 순으로 정리한 그림이다. 관련 형용사에 대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컬러 외에 예상하지 못한 컬러도 많이 보이는데 예를 들면 여성적인 컬러에 대해 레드 계열 컬러 외에 그린이나 블루 컬러도 많이 보인다. 이와 같이 소비자의 컬러에 대한 생각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컬러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참여자들이 형용사 ‘여성스러운’에 대해 시각화한 16개의 이미지(왼쪽) 6개의 형용사에 대해 가장 많이 사용된 컬러를 정리한 이미지(오른쪽) (Proceedings of the 12th International AIC Congress, 2013)


 컬러 기호학은 특정 컬러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탐구한다. 아르헨티나 색채학자 호세 루이스 카이바노(Jose Luis Caivano)와 동료들은 성공적인 컬러마케팅을 위해 컬러 기호학을 기반으로 4개의 컬러 전략을 소개했으며, 그것은 제품 카테고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제네릭 컬러 코드(Generic colour code) 사용하기, 차별화된 컬러 사용하기, 문화적 적응하기, 마케팅 특성 고려하기이다. 첫 번째 컬러 전략인 제네릭 컬러 코드 사용하기에 대한 예를 들어 보자. 코카콜라하면 레드캔을 흔히 떠올리는데 북극곰 보호를 위해 화이트캔으로 변경을 한 적이 있다. 이미 코카콜라는 레드캔이라는 것이 학습된 소비자들은 화이트캔에 대해 다이어트 콜라 같다, 맛이 변했다 등 많은 항의가 쏟아져 결국 레드캔으로 변경됐다. 앞서 살펴보았듯 컬러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며 컬러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 강력하게 저장되기 때문에 제네릭 컬러 사용 전략과 더불어 컬러 차별화 전략, 문화와 마케팅 특성을 고려한 전략을 포함하는 컬러 기호학 측면이 제품 기획 혹은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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