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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감독 독단의 배구특기생 입시비리··· 11명 합격 취소
  • 정민 기자
  • 등록 2022-12-28 15: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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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심의위원회 열렸으나 자세한 내용 공유되지 않아
지난달 19일 본교 입학심의위원회가 개최돼 배구 체육 특기생 선발 과정의 합격생 7명과 예비 합격생 4명에 대한 합격이 취소됐다. 실기 시험 당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본교 배구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배구특기생 실기 부정행위 정황 포착, 응시생들 의아해 


 지난 1일 발행된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실기전형 시험이 있던 지난 10월 19일, 본교 배구부 감독 A씨가 코치 B씨에게 지시해 응시자 중 11명을 따로 소집했다. B씨는 지시에 따라 해당 응시생들에게 분홍색 테이프를 나눠준 뒤 이를 손목에 두르고 실기전형에 임할 것을 안내했다. 테이핑 지시를 받았던 11명에 합격한 7명 전원이 포함돼 있었고, 나머지 4명도 높은 점수를 받은 예비 합격자였다. 


 학교 측은 제보를 받아 해당 내용을 파악했고 지난달 19일 입학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들에 대한 합격 취소를 진행했다. 하지만 합격이 취소된 해당 응시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배구 선수들에게 테이핑은 부상 방지용 수단으로서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본 이슈를 처음으로 기사화한 프라임경제 기사에 따르면 한 응시생은 “경기대에서 테이핑을 지시했고, 부상 방지를 위해 테이핑은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테이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이의 신청을 받았지만, 어떤 이의도 제기되지 않았다. 현재는 합격이 취소된 응시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응시자 중 합격생을 재선발했다고 한다. 


감독 입맛대로인 선발, 감독과 코치 포함 5인 고발 상태


 프라임경제에 따르면 쟁점은 이를 감독의 일탈행위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학생과 면접관이 가담한 공모 사건으로 볼 것인지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지난 1일 발행된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이는 감독의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테이핑을 지시한 배구부 감독 A씨는 “평소 경기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을 배구부에 영입하기 위해 이들에게만 테이핑하게 했다”고 밝혔다. 실기 시험장에 있던 면접관은 본교 교수 1인과 외부 전문가 2인으로, 연합뉴스에 전해진 본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본교는 해당 실기 시험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다고 판단해 △A 감독 △B 코치 △면접관 3명 등 5명을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한다. 추가로 A 감독과 B 코치는 본교로부터 직위가 해제된 상황이다. 


 또한, 프레시안 기사를 통해 확인한 또 다른 본교 관계자는 “우수한 선수를 확보하면서도 선발 과정에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했지만, 종목 특성상 선수들이 손목에 테이핑을 하는 점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를 것은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며 “제보를 통해 해당 사실을 접한 뒤 발 빠른 조사를 통해 부정행위를 적발해 경찰에 고발한 상태로, 또다시 이 같은 일로 선량한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게 선발제도를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대답하지 않는 본교, 구체적 답변 듣고파


 본지는 해당 사건을 접한 후 학교 측과의 연락을 시도했다. 본교 입학팀에 전화해 입학심의위원회의 자세한 배경과 해당 입시 비리 사건의 조사 결과 등에 대한 질의를 요청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입학팀이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체육실 역시, 아직 조사 중이기에 이에 대해 논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하며 인터뷰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6일, 감사팀으로부터 감사 진행을 예정하고 있으며 중 대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본지도 학교 기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사를 작성해야 했지만, 연이은 인터뷰 거절로 본교의 입장을 듣는 데 실패했다. 취재 도중 정보를 얻기 위해선 해당 논란을 처음 기사화한 프라임경제 장철호 기자에게 연락을 취할 수밖에 없었고, 해당 기자와 연락해 학교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에 대해 물었다. 이에 장 기자로부터 “본교의 입장은 총장 비서실로부터 전달받았고, ‘앞으로 일절 대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들었다”는 내용 의 답변을 전달받았다. 비판적 내용의 기사에도 구체적인 해명을 해줄 수 있는 본교가 되길 바란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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