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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손이 가요 손이 가, 붕어빵에 손이 가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2-12-28 15: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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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사와 함께 알아보는 붕어빵의 이모저모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계절, 겨울이 돌아왔다. △호떡 △어묵 △군고구마 △찐빵 등 수많은 간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꿋꿋이 서민들의 마음속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제왕이 있다. 본지는 추운 겨울을 맞아 겨울 간식 대첩 우승자, 붕어빵에 대해 낱낱이 알아봤다.

붕어빵, 그 위대한 탄생을 쫓아서


 국민 겨울 간식의 대표 주자인 붕어빵은 사실 19세기 말 도쿄 아자부쥬반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붕어빵의 원조 격인 일본의 디저트 '다이야키'는 도미를 의미하는 '다이'와 구이를 뜻하는 '야키'의 합성어로 아주 얇고 바삭한 빵이 앙금을 덮고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 도미는 백어의 왕이라 불리며 비싸고 귀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도미를 먹고 싶은 가난한 서민들의 욕망을 반영해 도미 모양으로 제작됐다는 속설도 전해져먹는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다이야키는 1930년대 국내에 처음 유입됐다. 이후 6.25 전쟁에 대한 곡물 원조로 밀가루가 보급되며 한국인에게 친숙한 붕어 모양으로 변형돼 지금의 모습으로 정착했다. 전쟁 이후 국내 경제가 크게 성장함에 따라 붕어빵의 인기는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1990년대 국가 부도 선언 이후 수요가 급증해 서민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언뜻 보면 비슷한 다이야키와 붕어빵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이야키는 붕어빵에 비해 크기가 크고 노점 판매가 일반적인 붕어빵과 달리 와플 기계를 이용하는 제과점에서 판매돼 반죽이 더 두껍고 바삭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붕어빵은 팥앙금이 주재료가 되는 반면, 다이야키는 개발 당시부터 △강낭콩 △카레 △양배추 등 다양한 속재료가 사용돼 식사 대용으로도 적당하다는 점에서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낸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잉어빵과 붕어빵


 겨울철 길거리를 걷다 보면 잉어빵 노점과 붕어빵 노점이 한 데 뒤엉켜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붕어빵과 잉어빵이 이름만 다를 뿐, 다 같은 빵이라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잉어빵은 1998년 대구에서 처음 탄생했다. 개미식품의 붕어빵이 전국적으로 큰 열풍을 이끌자 황금어장 식품의 김승수 사장은 이를 차용해 '황금 잉어빵'을 특허 출현했고 1999년 정식으로 회사가 설립된 것이 잉어빵의 시작이다.


 잉어빵은 붕어빵 반죽에 버터와 찹쌀이 추가돼 약간의 기름기가 있으며 촉촉한 식감을 내는 것이 진정한 묘미다. 따라서 붕어빵은 물고기의 비늘무늬가 명확하고 앙금도 잘 비치지 않지만, 잉어빵은 반죽이 얇아 앙금이 비치고 무늬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두 간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꼬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잉어빵은 꼬리까지 앙금이 퍼져있는 반면, 붕어빵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바삭한 식감과 머리 부분을 선호한다면 붕어빵을, 부드러운 식감과 꼬리 부분을 선호한다면 잉어빵을 추천한다.



마케팅 플랫폼은 웃었고 소상공인을 울었다


 알면 알수록 묘한 매력을 가진 붕어빵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다. 붕어빵과 역세권을 합친 '붕세권'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함에 따라 붕어빵 매장 위치뿐만 아니라 붕어빵의 가격과 고객 리뷰까지 알려주는 어플 '가슴속3천원', '대동붕어빵지도'가 개발되고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역시 겨울철 간식 지도 사업에 뛰어들기도 하면서 붕어빵 마케팅 시장은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붕어빵 열풍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은 원가 부담에 눈물 짓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 감시센터는 △밀가루 42.7% △식용유 32.8% △설탕 20.9%의 가격 상승률에 따른 붕어빵 장사의 적자를 전망했다. 소비자들 역시 급격하게 오른 붕어빵 가격에 '천 원의 행복은 다 옛말이다', '작년보다 붕어빵 한 개가 줄어드니 속상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물가 상승의 부담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 붕어빵 업계의 현실이다.


                              이수민 기자 ㅣ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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