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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예술로 무장한 외벽, 미디어 파사드
  • 김서연 기자
  • 등록 2022-12-28 15: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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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을 입은 건물, 광고판에서 예술품으로 탈바꿈하다
어느덧 12월,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계절이 돌아왔다.
특유의 겨울 냄새와 화려한 조명으로 거리 곳곳은 연말 분위기로 가득한데, 그중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건물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본지는 화려함으로 무장한 건물, 미디어 파사드에 대해 알아봤다.

빛나는 건물의 비밀, 미디어 파사드



작년 이맘때쯤, 각종 SNS의 피드를 장악했던 건물이있다. 이는 바로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건물 전체를 화려한 조명과 영상으로 연출해 대중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이곳은 금세 새로운 △야경 △인증샷 △데이트 명소로 입소문이 나며 백화점 외관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방문객이 건물 건너편 거리에 빼곡히 모이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눈길을 안줄 수 없는 화려함 탓에 운전을 하다가도 넋놓고 구경하는 운전자가 여럿생겨 한동안 도로가 정체되기도 했다.


 이처럼 외관 하나로 모두의 시선을 빼앗은 건물의 정체는 바로 ‘미디어 파사드’이다. 룩셈부르크의 건축가 로브 크리에의 「건축의 요소」에 따르면 사람들은 건물을 볼 때 입구가 있는 정면을 가장 먼저 인식하는데 이를 ‘파사드(Facade)’라고 부른다. 따라서 미디어 파사드란 매체를 뜻하는 ‘미디어(media)’와 건물 정면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축물 외벽에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의 기능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 파사드, 한 번쯤은 만나봤을걸?


 이러한 미디어 파사드는 연출 방식에 따라 총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은 건물 또는 물리적 오브제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함으로써 현실에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프로젝터를 통해 건물 외벽에 영상을 쏘는 방식을 뜻하는데, 이는 미디어 파사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롯데월드의 웅장한 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매직캐슬 라이츠업 쇼’ 와 문화재에 빛을 입힌 ‘수원화성 미디어 아트쇼’가 이의 대표적인 예시다.


 프로젝션 맵핑이 겉에서 빛을 쏘는 방식이라면,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건물 자체에서 빛을 내는 방식이다. 대부분 LED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되며, 영상과 조명을 점등할 스크린을 건물 외벽에 설치함으로써 이미지를 표현한다. 앞서 언급한 명동 신세계백화점이 바로 이 사례인데, 매지컬 홀리데이를 준비하는 11월 초에는 외벽에 LED를 설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방적으로 영상을 송출 및 관람하는 방식이었던 앞선 미디어 파사드와 달리 관람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상호작용 미디어 파사드(Interactive art installation)’ 가 있다. 이는 관람자의 움직임이나 소리에 반응하는 영상으로 방문객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연출된다. 이는 단순한 ‘관람자’를 작품의 ‘참여자’로 만들어 소통을 야기하고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지난 3월에 진행된 ‘서울로미디어캔버스’에선 관람객이 문자를 보내면 스크린 상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등 상호작용 미디어 파사드를 적극 활용한 바 있다.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빛의 향연


 최근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이 크게 주목받고 있고, 특히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미래유망신기술로 선정될 만큼 큰 관심 속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미디어 파사드는 ICT와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예술의 분야를 개척한다. 한국광기술원 광원연구본부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옥외 전광판의 LED 기술이 주로 광고 목적이었다면 최근엔 문화예술 용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건물 외벽이 단순한 광고 판에서 예술품으로 진화했음을 언급했다. 더불어 미디어 파사드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 효율성을 꼽았는데, 주로 사용되는 LED는 전력 소비가 적고, 수명은 길어 적은 비용으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디어 파사드만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은 남녀노소 모두의 시선을 끌어 브랜딩 효과부터 관광 효과까지 도출 하는 등 효과가 무궁무진하다.


글·사진 김서연 기자 Ι tjdus562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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