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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만연한 셔틀버스 문제, 학교 측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2-12-02 12:08:49
  • 수정 2022-12-02 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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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을 겪는 학생, 1만 3,000여 명의 복지를 신경써야 하는 학교
일산 셔틀 운행 중지, 개교기념일 셔틀 미운행 등 셔틀버스와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 셔틀버스 업체인 금강고속 측과 학생지원팀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해당 문제를 심도 있게 알아봤다. 또한 피해를 받은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학생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페이코를 사용한 본교 셔틀버스 이용


 현재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PAYCO(페이코) 앱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이는 승차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버스 카드를 찍고 탑승하는 방식이었으나 작년 4월 12일부터 페이코를 통한 승차권 구매 및 사용이 시작됐다. 승차권은 탑승일로부터 7일 전 자정에 풀리며 △안산 1,000원 △안양·신도림 1,300원 △강서 1,500원 △부천·인천 1,800원 △일산 2,200원으로 7개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다. 


20일 만에 운행 재개된 일산 셔틀버스


 지난 2일, 기사님의 갑작스러운 퇴사로 일산 셔틀버스가 운행 중지 상태에 돌입했다. 금강고속 이동근 부장은 “퇴사 소식을 듣자마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량과 기사님 수배를 진행했다”며 보통 가까운 시일 내에 기사가 구해지지만, 현재 유가 및 인건비 상승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기사와 운행차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 재운행을 위해 다방면으로 수색한 결과, 오늘부터 일산 셔틀버스 운행이 재개됐다. 그러나 현재 대형버스 수급이 어려워 20인승 버스로 운행을 시작하게 됐다. 그렇다면 셔틀버스 운행의 난항을 겪게 하는 외부 상황엔 무엇이 있을까? 


△유가 상승 △인력난 △버스 부족 등 적자로 운행되는 셔틀버스


 수많은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유가 상승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과 비교한 결과, 4년 사이에 1리터당 경유 가격이 약 1,400원대에서 약 1,800원대로 400원가량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버스의 경우 1리터당 3km도 운행하지 못해 현재 운임비의 50%가량이 기름값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상황에 인건비는 별도로 책정되다 보니 셔틀버스는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인건비 또한 2배 가까이 상승해 차질을 빚고 있다.


 본교 셔틀버스의 경우 지난 2018년 물가를 기준으로 승차권 가격이 책정돼있다. 이는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기에 현 시점에 수정할 수도 없어 계약 만료 전까지 승차권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입석이 허용돼 일부 비용 충당이 가능했다면 입석이 금지된 지금은 셔틀버스 운행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대학교는 방학이 존재해 업체 측에서는 해당 기간에 수익 창출을 위한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버스업체는 대학교와의 계약을 회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버스 수의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 시기 수요가 없어 버스 생산을 멈췄고 이에 시중에 운행되던 셔틀버스의 수가 100대에서 60대로 줄어 수요가 늘어난 지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공지 없는 셔틀 미운행, 원인은 무엇일까


 개교기념일 날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날까지도 승차권이 판매돼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당일 별다른 공지가 진행되지 않아 학생들은 평소와 같이 셔틀버스를 기다렸으나 버스가 오지 않자 운행하지 않음을 인식한 것이다. 지건우(신소재공학·2) 군은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차량통제실에 연락을 해봤다. 원래 개교기념일에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본교 스마트캠퍼스 앱에 통학버스 공지란이 있음에도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당일 셔틀버스 미운행으로 평소 루틴이 꼬였으며 수업에도 늦었다”며 미공지로 인한 피해를 토로했다. 해당 상황에 본교 학생지원팀 측은 “코로나 이전부터 개교기념일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알고 있을 거라는 안일한 판단이었다”며 해당 사태로 피해를 받은 학생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당일 셔틀버스 미운행으로 지각과 같은 문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금전적 피해도 발생했다. 페이코 승차권은 당일 환급이 불가하며 10%의 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환불해주고 있다. 당일 환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학생들 사이에서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오해가 생겼고 이에 따른 불만이 커진 것이다. 해당 사실에 금강고속 이 부장은 “환급 처리를 받지 못해 금전적인 피해가 생겼다면 연락해주길 바란다”며 100% 환불을 통한 피해보상에 힘쓸 것을 밝혔다. 또한 “한 달 전에 페이코 측에 요청을 했으면 판매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한 본사 측의 실수로 당일 피해를 입은 학생들께 그저 죄송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승차권 구매 = 티켓팅?


 탑승 일주일 전 자정에 오픈되는 승차권 구매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25일 안산 상록수역 승차권이 오픈된 지 1분 만에 매진된 모습이다. 또한 지난 15일 안산 중앙역 승차권이 몇십 초 만에 매진된 상황도 볼 수 있다. 이렇듯 탑승을 희망하는 인원이 많은 지역에 빠른 승차권 매진으로 학생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김유미(경영·3) 양은 “승차권이 자정에 풀리는데 몇십 초만 늦게 들어가도 이미 매진이 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알람을 맞추고 기다리며 승차권을 사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기존에 두 대로 운영되던 지역의 경우 증차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교 측의 입장은 다르다. 셔틀버스 기사님이 매일 직접 인원을 파악해 통계를 낸 결과인 위쪽 표에 따르면, 빠른 매진으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 셔틀버스의 실제 탑승 인원은 단 하루도 최대 인원인 45명을 채우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앞서 1분 만에 매진이 됐던 지난달 25일 또한 33명밖에 탑승하지 않았다. 수요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승차권 구입 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표를 취소하지 않아 다른 학생에게 기회가 가지 않는 것이다. 학생지원팀은 “확실한 수요가 확인된다면 다음 계약 때 증차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겠지만 실제 증차가 필요할 정도로 이용 학생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기사의 지각, 위생 미흡 등 학생들을 위한 개선 필요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셔틀버스 기사의 지각이 잦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기약없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불편 사항이 발생했다. 더불어 수업에 지각하는 경우도 파악됐다. 차량통제실 측에서는 “해당 사항을 확인하고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셔틀버스의 문제로 지각하게 될 경우 본교 정문 주차관리실 옆에 위치한 차량통제실에서 연착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김유미 양은 “버스의 위생관리가 너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담배 냄새가 버스 전체에 퍼져있고 환기도 전혀 되지 않는 상태 같다”고 위생적인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함도 주장했다. 


셔틀버스, 새로운 시스템 구축해야 할 때


 현재 본교에서 셔틀버스 운영을 위해 투입하는 학비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6억 원에 달한다. 본교는 지난 2018년 금강고속과 계약을 맺어 현재 최대 기간인 4년째 계약 상태에 있다. 현재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내년 새 업체와의 계약에 필요한 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현재와 같은 셔틀버스 체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는 1만 3,000여 명의 복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 전과는 달리 대중교통이 활성화된 시점에 셔틀버스의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지원팀 오 팀장은 “교통편이 좋지 않아 셔틀버스가 꼭 필요한 지역에는 최대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수원역과 화서역 같이 본교로 바로 올 수 있는 교통체계가 갖춰진 곳의 셔틀버스를 확대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승차권의 가격을 현재보다 상승시킬 계획임을 밝혔으며 학생지원팀 오 팀장은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애기를 경청할 것이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금강고속 이 부장은 “다시 한번 일련의 문제로 피해를 받은 학생분들께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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