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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야간 잔류 기준 강화, 배제된 학생들의 목소리
  • 정민 기자
  • 등록 2022-12-02 12:10:26
  • 수정 2022-12-02 12: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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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대학 졸업 전시도 미뤄져···학생에 대한 배려 없었다
지난 3일 야간 잔류 금지 공문이 내려왔다. 해당 공문으로 특히 예술대학 소속 학생들을 포함해 많은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공문 전달 후 학생들이 신청했던 24시간 야간 잔류는 모두 취소됐고, 1학년부터 3학년 학생들은 기말평가인 과제전, 4학년의 졸업 전시 일정이 모두 연기됐다. 지난 7일 다시 내려온 공문에 따라 이는 ‘기준 강화’로 변경됐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예술체육대학 A.Psode 학생회 권샘(시각디자인·3)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야간 잔류 기준이 강화된 상황 속 예대 학생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더욱 복잡해진 신청 절차


코로나19 이후 예술대학(이하 예대)을 포함한 단과 대학 학생들의 야간 잔류 신청 절차가 복잡해졌다. 현재 예대 학생들의 야간 잔류 신청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학생은 신청서를 작성해 담당 교수와 학과장에게 승인 받아 조교에게 제출해야 한다. 조교는 신청서를 취합해 교학팀으로 보내고 교학팀에서 학장에게 공문을 발행한다. 학장이 해당 공문을 승인하면 이는 안전보건팀으로 전달되는데, 그곳에서 다시 예대 경비실로 전달하면 해당 일자에 잔류가 가능하다. 이 또한 지난 18일 재발행된 공문으로, 본래 총장의 승인까지 받아야 했지만 학장의 승인을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 담당 교수와 학과장의 승인 도장을 받은 신청서를 조교에게만 제출하고, 조교가 경비실에 제출하기만 하면 됐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복잡해진 것이다. 이렇듯 긴 절차로 인해 학생들은 잔류 당일로부터 최소 일주일 전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마저도 교수의 참관하에 잔류가 가능해 학생들이 전적으로 교수의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크다. 현재 학생회 측은 학교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의견이다. 학생들은 학습을 위해 개인 시간을 할애해 학교에 잔류함에도 이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예대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대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활한 소통 없어, 신청 절차에서 잦은 오류 발생 


복잡한 신청 절차 속 잦은 오류 발생은 학생들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지난 7일 오전 9시 예대 학생들에게 10일부터 20일까지의 잔류 신청을 당일 오전 11시까지 받는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하지만 오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배려치 않은 빠듯한 시간 선정으로 다수의 학생이 신청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예대 학생회는 교학팀에 이 사실을 전달했고 그 결과, 실제 신청 기한은 10일까지였으나 전달상 오류로 잘못 공지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재공지가 이뤄졌지만 미처 전달받지 못한 학과가 존재했고, 학생회 측도 마감 당일에야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학생회는 곧바로 교학팀에 문의했고, 오후 2시경 당일 오후 5시까지 신청받는다는 답변을 받은 직후 예대 과 회장들에게 이를 공지했다. 그러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다수의 학생이 신청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뿐 아니라 추가 신청에 대한 공문이 과 사무실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제 시기에 신청서를 제출했음에도 신청 기한이 지났다며 신청을 거부당한 문제도 발생했다.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방향을 찾아 


예대 학생회는 야간 잔류 금지 공문이 발행되기 2일 전인 지난 1일부터 학교 기관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 그 과정 중 교학팀 및 학생지원팀 측에서 교수들이 과제를 줄이는 방안을 언급했다. 하지만 대학은 사회로 나가기 이전 경험을 쌓는 단계인데, 경험의 상한선을 내려 야간 잔류를 하지 않게끔 하는 것은 직면한 상황에 대한 해결은 될 수 있으나 학생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처다. 더불어 예대 학생회는 기준 강화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 조치였다면 공문 발행 전 학생들과 상의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권 부회장은 “학 교 측에서 이런 규칙을 제정할 때 총학생회장이나 관련 대표 학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줬으면 한다”며 “학생회 측에서 기준 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학우들도 많은 관심으로 원활한 변화의 움직임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Q. 예대 학생들은 어떤 상황인지 설명 부탁한다. 


A양(서양화·2)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 제한됐던 야간작업도 점차 풀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학과 특성상 큰 캔버스를 사용해 이동하며 작업이 어려워 거의 학교에서 작업해야 한다. 현 상황에선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어 작업할 시간이 줄고 결과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기관에 문의해도 “공문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전해 곤란하다.  


B양(산업디자인·3)

산업디자인학과는 유독 팀 프로젝트가 많다. 때문에 야간 잔류를 금지하면 팀 프로젝트를 할 공간이 없다. 꼭 필요한 경우엔 24시간 오픈 카페를 찾는데, 비용적으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수작업해야 하는 목업, 3D프린트 사용 등의 작업은 학교에서 할 수밖에 없다. 특히 3D프린트의 경우, 500원 동전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도 1시간 정도 소요돼, 현재 졸업 작품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부담이 크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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