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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10.29 압사 사고, 행사 시 군중 밀집을 통제할 대응 체계 필요
  • 서지수 기자
  • 등록 2022-12-02 12: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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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8명 사망·196명 부상으로 이어진 비극 막을 수 없었나
지난달 29일 이태원의 경사진 골목으로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을 입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돼 3년 만의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 인파가 몰려 더욱 안타까운 사고였다. 본지는 이태원 압사 사고와 유사한 해외사례를 분석하고, 앞으로 진행될 행사에서의 군중 밀집을 막을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자 한다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벌어진 핼러윈의 비극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 경사진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일은 최초 신고 오후 6시 34분부터 사고 발생 시각 10시 15분까지 약 4시간 동안 총 79건의 112신고가 있었다. 사고 이전까지 △“인파가 밀린다” △“압사당할 것 같다” △“통제해달라”는 등의 사고 발생을 예견한 구체적인 신고들이 접수됐으나 당시 광화문 집회 등으로 인해 이태원 핼로윈 행사에 인력 배치가 부족했고, 결국 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 24시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공공기관의 청사에 조기가 게양됐고 합동 분향소 운영 및 이태원역 1번 출구 에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국가차원에서 애도기간을 설정해 애도를 강요한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사고의 영향으로 예정돼 있던 행사 일정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며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이태원 압사 사고의 원인, 군중 밀집과 대응 체계 부족


 이태원 압사 사고의 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 무리가 “밀어”라고 하며 고의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남성은 SNS를 통해 교통카드 사용 명세를 올려 사고 당시 경로를 알리며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7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토끼 머리띠 남성은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사고 현장의 사람들이 느꼈던 ‘미는 힘’은 한 사람이 미 는 힘이 아닌 높은 군중 밀집도였다. 


 군중밀도가 1㎡당 9명 이상이면 의지와 상관없이 군중의 흐름에 쏠리게 되는 ‘군중파도(CrowdSurge)’ 현상이 발생한다. 사고 현장의 군중밀도는 무려 1㎡당 16명이었기에 누군가가 밀었다고 느낀 것이었다. 특히 이태원 사고 현장은 좁고 경사진 길목이어서 작은 움직임 하나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 쉬웠다. 군중이 밀집되기 전에 인력을 배치해 길목을 통제했다면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의 압사 사고, 이후로 달라진 안전사고 대응 체계


 이태원 사고와 유사했던 해외의 압사 사고와 사고 이후로 달라진 안전사고 대응 체계에 대해 살펴봤다. 1993년 1월 1일 신년 맞이 행사가 열렸던 홍콩 란콰이펑에서는 2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몰리면서 좁고 경사진 골목에서 2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 는 압사 사고가 있었다. 이후 란콰이펑의 경찰은 주최자가 없는 핼러윈 축제 기간에도 ‘란콰이펑 광장 핼러윈 기간 인파 관리 및 교통 체계’ 매뉴얼을 실시해 적정 수준의 인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입구와 출구를 통제한다.


 2001년 7월 21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 아사기리역 육교에서는 불꽃축제를 보려는 인파로 인해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통행 수단 및 통제 인원의 부족으로 11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유족들은 아카시시와 효고현 경찰, 경비를 상대로 고소 했고 약 5억 6,800만 엔의 손해배상명령과 관계자의 실형이 선고 됐다. 이후 일본 역시 핼러윈 등의 축제 때마다 ‘DJ폴리스’로 불리 는 경찰이 감시탑 차량에서 시민들의 동선을 안내한다. 


이태원 사고도 군중밀도를 통제할 인력이 배치되거나 대응 체 계가 마련돼 있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코로나19의 완화로 노마스크로 재개될 행사가 많아지며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진행될 행사에 군중 밀집을 통제 및 안전사 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응 체계가 절실하다.


서지수 기자 Ι seojisu012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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