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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라! 기후변화
  • 편집국
  • 등록 2022-11-14 10: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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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가을, 가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풍이 제법 울긋불긋해져 단풍구경으로 우리의 눈도 마음도 즐거운 요즘이지만, 한편으론 ‘기후위기’란 단어가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존재가 되어버린 그런 가을이기도 하다. 왠지 뒷 문장이 가슴 아픈 이유는, 우리에게 기후위기란 단어가 이렇게까지 친숙해질 것이라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고, 이제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렇듯 현재의 기후변화와 식량위기는 바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직면해 있다. 티핑 포인트는 “갑자기 뒤집히는 점”이란 뜻으로 때로는 엄청난 변화가 작은 일에서 시작될 수 있고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개념이다. 알기 쉽게 시각화해보자면, 탁자 끝 모서리에 떨어질 듯 위태롭게 놓인 공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대자연을 통해 얻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다양한 곡식과 채소 그리고 과일은 알록달록 보기에도 예쁘고 향도 기가 막히다. 이런 대자연의 선물, 다양하고 귀한 먹거리들은 우리의 입만 충족해 주는 것이 아니다. 계절별로 피어나는 다양한 꽃과 나무는 변해가는 모습까지도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 가을의 드높은 파란 하늘 아래 추수 직전 고개 숙인 벼들로 인한 황금 들녘은 바라만 봐도 풍요롭고 행복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연은 이토록 입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행복하게 해주며 마음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이렇듯 인간은 대자연이 안겨주는 다양한 먹거리로 매일을 살아간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 중 하나가 인간은 일정기간 이상 굶으면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먹는 것은 곧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행위이며 이 행동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번 상상해보자, 우리가 갑자기 먹거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이다. 반도체로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심각한 식량난이 생겼을 경우 우리나라가 정말 많은 돈을 지불하고 먹거리를 구하고자 할 때 과연 다른 나라의 자국민들도 식량난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돈과 식량을 맞바꾸려 하겠냐는 이야기이다. 분명 그 나라의 지도자는 자국민을 먼저 살리고자 할 것이다. 돈과 자국민의 목숨을 맞바꾸려 하는 지도자는 없을 것이란 말이다. 그런데 참 슬픈 사실은, ‘대한민국 식량 자급률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점이다. 우리가 공산품으로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한들 정작 식량위기 속에서는 많은 돈을 움켜쥐고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세계에서 심각한 식량부족에 빠진 사람이 1억 9000만 명을 넘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나빠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다른 식량기구들의 한국에 대한 공통된 예측들을 살펴보면, 한국은 국토가 좁고 산업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농지가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쌀과 달걀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먹거리에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식량위기에 직면한다면 과연 이렇게 식량 자급률이 최저치인 한국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실 기후위기와 음식이 얼마나 큰 상관관계가 있을지 실감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비정상적인 폭염, 장마, 태풍 등) 속에서 올해만 하더라도 폭등했던 채소·과일 값과 점점 줄어가는 어획량 등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는 이미 기후 위기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기후위기는 우리나라만 직면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주제라는 것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곡식 등 식량뿐만 아니라 에너지원까지 문제가 생긴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들이 오직 돈을 위한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파괴한 숲으로 인해 생태계 반경이 줄어든 동물들로 시작된 COVID-19 Virus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렇듯 기후위기 및 바이러스의 공포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났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기후위기도 인간이 만들어냈으며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역시 인간이 파괴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시작됐다는 말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숲과 엄청난 플라스틱들로 오염된 바다 그리고 계속해서 사라져가는 육지 및 강과 바다의 생물종은 줄어드는 반면, 곧 80억을 넘어 끊임없이 늘어가고 있는 인구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환경 생태학자들은 종의 다양성이 줄어든다는 것 자체가 곧 지구 멸망의 신호라고 말한다. 다양한 종의 생물들은 점점 줄어가는 반면 인간의 숫자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고 있으니 하루빨리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문제 대처에 빠른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낸 위기이니 인간이 끝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의 이 탁자 모서리 끝 떨어지기 일보직전의 공과 같은 티핑 포인트에서 우리 인류가 자각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걷잡을 수 없는 기후위기 속에서 인류는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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