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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장군”, “멍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기의 두뇌싸움
  • 서지수 기자
  • 등록 2022-11-14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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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군대, 중국의 초한전쟁에서 유래된 보드게임
장기는 △왕 △차 △포 △말 △코끼리 △병사 △선비의 역할을 하는 말들을 움직여 상대의 왕을 잡는 게임이다. 말마다 행마법과 특징이 있어 장기만의 고유성이 있지만 그만큼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본지는 장기의 유래와 기물을 소개하고 장기의 매력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인도의 게임이 서방의 체스, 동방의 장기로 발전


 장기는 장기판을 가운데 두고 알을 번갈아 가며 둬서 승부를 겨루는 민속놀이다. 장기는 6세기경 인도 굽타 왕조에서 유행 했던 ‘차투랑가(chaturanga)’라는 놀이에서 시작됐다. 차투랑가 는 ‘4구성원’이라는 뜻인데, 당시 인도의 군대가 △상(象) △마 (馬) △차(車) △보졸(步卒)의 4군 편제였기 때문이다. 인도의 차투랑가는 서방 유럽으로 전해져 체스가 됐고, 동방의 중국에서 장기로 발전해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졌다.


 한중일의 장기는 △중국 샹치(象棋) △한국 장기(將棋) △일본 쇼기(将棋)로 불리는데,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분화돼 규칙과 특징이 서로 다른 게임이 됐다. 샹치는 게임판 가운데에 장강 또는 ‘초하한계(楚河漢 界)’라고 불리는 빈 줄이 있는데, 이는 ‘초나라와 한나라의 경계’ 인 황허강이라는 뜻으로 양 진영 사이에 강이 흐르고 있다는 설정이 있어 강을 기준으로 특정 말의 이동규칙이 달라진다. 쇼기의 말은 오각형 모양으로 사무라이의 칼 모양에서 유래했다.


장기 말이 가지는 한국 장기의 고유성


 한국 장기 또한 그 고유성을 지닌다. 한국 장기는 가로 10줄, 세로 9줄의 장기판에서 홍과 청 각각 16개의 장기짝으로 이뤄진다. 장기알은 팔각형의 나무토막을 다듬어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글자를 새겨 만든다. 장기알의 글자는 초한지에 나오는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을 말하며 한왕 편은 붉은색의 바른 글자체인 해서체로, 초왕 편은 초록색의 흘린 글자체인 초서체로 쓰여있다. 춘추전국시대 이후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말기에 초와 한이 전쟁을 벌여 한이 승리했기에 나이가 많거나 고수가 한을, 나이가 적거나 하수가 초를 맡아 먼저 둔다. 


 체스는 기물을 면에 놓고, 장기는 선의 교차점에 둔다. 경기자 한 명이 가지는 체스와 장기의 말은 16개로 동일하지만, 그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장기짝은 △궁(漢·楚) 1개 △사(士) 2개 △차(車) 2개 △ 포(包) 2개 △마(馬) 2개 △상(象) 2개 △병·졸(兵·卒) 1개가 있다. 한은 漢과 兵을, 초는 楚와 卒을 사용한다. 체스는 △킹 1개 △퀸 1개 △룩 2개 △비숍 2개 △나이트 2개 △폰 8개가 있다. 체스는 기물을 면에 놓기에 △퀸 △폰 △비숍과 같이 자유자재로 대각선 방향을 이동하는 말이 존재한다. 장기는 기물을 선의 교차점에 두기에 대각선 줄이 있는 궁성을 제외하고 전후좌우로 이동하며 마와 상의 경우에도 전후좌우로 이동한 뒤 대각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장기의 궁과 사는 ‘궁성’이라 불리는 가로 3줄, 세로 3줄 안에서 모든 방향으로 한 수에 한 칸씩 이동한다. 차는 전후좌우와 궁성의 대각선으로 한 수에 가고 싶은 칸만큼 갈 수 있다. 포는 차와 같이 전후좌우와 궁성의 대각선 이동이 가능하지만, 다른 기물 하나를 넘어야 이동할 수 있다. 마는 궁성의 한 칸 이동한 뒤 대각선으로 한 칸 이동한다. 상은 한 칸 이동한 뒤 대각선으 로 두 칸 움직인다. 마와 상의 이동경로에 다른 기물이 있다면 이동할 수 없다. 병과 졸은 한 수에 한 칸씩 전진과 좌우 이동할 수 있지만, 후퇴할 수 없다. 


장기 규칙 익히고 대국해보자


 장기는 상대의 궁을 잡거나 남은 기물의 점수로 승부를 가린 다. 궁은 점수가 없고, △차 13점 △포 7점 △마 5점 △상 3점 △병·졸 2점 △사 3점이며 후수자가 1.5점을 얻고 시작해 초는 72점, 한은 73.5점으로 대국을 시작한다. 장기 말의 특징을 알았다면 장기의 규칙은 간단하다. 장기는 한 수에 하나만 둘 수 있다. 포를 제외하고 이동경로에 있는 다른 기물을 넘어갈 수 없다. 포끼리의 수를 제외하고 모든 말은 상대의 말을 잡을 수 있다. 상대의 궁을 공격하면 ‘장군’이라고 하고, 이를 수비하면 ‘멍군’이라고 부른다. 장기판에 장기알의 배치는 우선 궁성 가운 데에 궁을 두고, 궁의 양옆 아래에 사를 놓는다. 사의 옆으로 마 또는 상을 놓고, 그 옆에 차를 배치한다. 마지막으로 포와 졸의 자리에 배치하면 모든 대국 준비가 끝났다. 장기 말의 행마를 익혀 직접 대국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지수 기자 Ι seojisu0120@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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