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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이란 여성의 인권을 외치다, 이란 히잡 폐지 시위
  • 김현비 기자
  • 등록 2022-11-14 1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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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격한 규제로 제한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소망하는 시위대
지난 9월 시작된 이란 여성 인권 시위가 당국 내에서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재한 이란인 20여 명이 모인 시위가 열리는 등 세계적으로 이란 시위에 대해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본지에선 이란 히잡 시위가 발발된 원인과 시위대가 외치는 목소리에 대해 알아봤다.


경찰 폭행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


 지난 9월 이란계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잡혀가 폭행으로 사망했다. 해당 소식이 퍼진 후,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여성 중심의 시위대가 결성됐다. 시위대는 △책임자 처벌 △히잡 착용법 폐지 △도덕 경찰제 폐지를 요구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전, 여성은 반드시 머리카락을 가리고 정숙한 이슬람식 의복만을 입어야 한다는 엄격한 법적 규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집권하면서 히잡 착용은 의무가 됐다. 이슬람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사상으로 시작된 정권이었기 때문에 히잡 착용은 호메이니의 정치 신념을 펼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였다. 따라서 이란 정부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히잡과 헐렁한 옷으로 몸을 가리도록 하는 복장 규정을 의무화했다. 게다가 여성이 적절한 의복을 착용하도록 지도하고 검사하는 도덕 경찰을 만들었다. 도덕 경찰은 여성을 잡아 세워 복장을 검사할 수 있으며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벌금형 △징역형 △채찍형을 선고할 수 있다. 


시위대가 외치는 변화의 물결


 시위대는 주로 ‘여성, 삶, 자유’를 외치고 있다. BBC News는 “이란 시위에서 들어본 적 없는 구호”라고 평가했다. 이전에도 일부 여성들이 모여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으나, 시위가 확산되지 못한 채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전례 없는 지지 운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남성들도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해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시위를 지지하는 이란인들의 트윗이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이후, 그 이름을 담은 해시태그(#mahsaamini)는 한 달 동안 2억 5,200만 번 트윗·리트윗 됐다. 이러한 트윗은 △내 꿈을 위해 △평등을 위해 △평범한 삶을 위해 등으로 시작해 자신들의 소견을 내비치며 시위를 든든히 지지하고 있다. 더해 지난 9월 이란의 청년 가수 ‘셰르빈 하지푸르’는 그 들의 마음을 담은 트윗을 모아 가사로 쓴 곡을 발표했다. 는 ‘위하여’ 라는 뜻으로 공개된 지 48시간 만에 인스타그램 조회수 4,0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후 이 노래는 이란 시위 주제가가 됐고, 전 세계 연대 시위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당국 정부의 대응과 이란 시위 지지의 목소리


 이번 이란 히잡 착용법 폐지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시위다. 이란 내에서 벌어진 △2009년 부정 선거 △2017년 경제 실정 △2019년 연료 가격 인상에 대한 시위들은 모두 이란 보안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진압됐다. 


 여전히 이러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히잡 착용법 폐지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CNN은 지난 9월 12일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방식으로 구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란 보안 당국은 지난 9월 12일 정오를 시작으로 이란 주요 모바일 사업자의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그동안에도 당국은 시위가 주로 벌어지는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인터넷 사용을 차단해왔다. 시위가 과열되는 가운데, ‘참여연대’에서 관련 캠페인을 진행 하고 있다. 참여방법은 피켓 인증샷이나, 연대의 의미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 또는 사진을 찍은 후 해시태그(#Stand_with_ Iranian_people)와 함께 SNS에 올리면 된다. 이란 정부의 무자비한 시위 탄압으로 인해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성을 억압하고 시위대를 탄압하는 반민주적인 이란 정부를 규탄하고 이란 시위를 지지하는 캠페인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꿀 힘이 될지 모른다. 


김현비 기자 Ι rlagusql8015@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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